변액보험 생보사 주류로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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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가 보험도 펀드같은 투자 상품으로 바뀌는 것이 아닐까"

요즘 보험 시장의 판도 변화를 들여다보면 이같은 생각이 들기 쉽다. 투자 기능을 갖고 있는 변액 보험이 국내 선보인지 몇년 안됐지만 짧은 기간에 판매가 급증해 생명보험사의 주류 상품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치 IMF 시대의 종신보험처럼 최근 변액 보험은 독특한 붐을 타고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당시 종신보험 인기의 주요인은 가장이 사망했을때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문제, 즉 미래에 대한 불안이 크게 작용한데 비해 최근 변액보험 붐의 원인은 지속되는 저금리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하고 있다.

변액 보험은 대체로 지난해 하반기 이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01년 여름 국내 처음 도입된 변액 보험은 생보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급성장세가 두드러진것은 최근 몇개월간이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전체 생보사의 변액 상품 수입보험료(보험 가입자가 낸 보험료 총액)는 지난해 7월이후 7개월만에 3.7배가량 늘어났다. 지난해 7월 국내 생보사의 변액 상품 수입보험료 월별 총액은 909억원이었으며 10월에는 1889억원으로 두배 가량 늘었다. 이어 올들어 1월에는 2962억원, 2월에는 3381억원으로 증가했다.

회사별로 보면 큰 보험사들의 경우 변액 보험은 현재 전체 보험 판매액의 30~5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회사마다 정도는 다르나 변액 상품의 급속한 증가세는 모두 비슷한 양상이다.

대한생명의 경우 매월 납입된 초회 보험료(계약자가 보험사에 최초로 납입한 보험료)총액에서 변액 상품 분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7월 이회사의 총 초회 보험료 중 변액 상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16.2%였으며 이어 9월에는 36.5%, 11월에는 46.6%로 늘어났다. 올들어서는 지난 1월 50.0%에서 2월 54.5%로 증가했다. 절반이 넘어섬으로서 보험의 '투자 시대'를 실감케한다.

삼성생명도 마찬가지다. 총 납입 초회 보험료중 변액 상품이 차지하는 비율이 지난해 8월 8.7%에서 12월 22.1%로 늘어난뒤 올들어 1월에는 36.3%, 2월에는 47.9%까지 증가했다.

교보생명의 상품개발팀 윤명규 과장은 "신규 보험료 총액에서 따져볼때 변액보험이 차지하는 비율은 현재 대체로 30%정도가 된다. 교보생명의 경우 변액 연금과 종신보험만 나와있을때 10%정도 수준에서 지난해 하반기에 저축기능을 가진 변액 유니버셜 보험이 판매되면서 크게 늘어 현재 수준에 이르고있다"고 말했다.

변액 상품 돌풍의 촉매제는 무엇보다 '투자 심리'다. 저금리 속에서 펀드 같은 투자 금융 상품이 전성시대를 구가하고 있는 가운데 그 여파가 보험에도 만만치 않게 미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변액 보험은 보험과 투자를 결합한 상품이다. 보험사가 고객이 낸 보험료로 펀드를 만들어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하고 그 운용 실적에 따라 보험금이 달라지는 실적배당형이다.

예컨대 변액 종신 보험에 가입했을때는 사망한 경우 최저사망보험금에 투자 수익에 따라 추가로 +α를 지급받을 수있다. 물론 투자 결과에 따라서 +α는 달라지고 결과가 나쁘면 전혀 없을 수도 있다.

또 중도에 보험을 해약할때 받는 해약환급금은 일반 상품에 비해 변액 종신보험은 크게 다를수 있다.

변액 종신보험의 경우 해약환급금은 대체로 투자 수익에 따라 결정된다. 메트라이프 생명의 황현식 상품개발파트 주임은 "일반 종신보험은 예정 이율과 납인 기간에 따라 확정된 해약 환급금을 받지만 변액 종신보험은 납입기간과 투자 수익에 따라 해약환급금을 받게된다"고 말했다.

★어떤 상품 시판되나=현재 판매중인 변액 보험은 종신.연금.유니버셜.CI보험 등 4가지가 있다. 변액 종신보험은 지난 2001년 7월에 국내 처음 도입돼 가장 오래됐다.

현재 삼성.푸르덴셜.흥국.SK.동양.메트라이프.알리안츠 생명등 7개사가 판매하고 있다. 특약으로 배우자나 자녀보장, 암 및 질병보장, 수술보장 등 10~20가지가 있다. 변액 유니버셜 보험은 대한.교보.삼성.금호.ING.메트라이프.푸르덴셜.신한.PCA.뉴욕.라이나생명 등 16개사가 판매하고 있다. 보험료 납입과 적립금의 인출이 자유로운 상품이다.

변액 연금보험은 교보.삼성.ING.메트라이프. 푸르덴셜.신한생명 등 12개사가 판매하고 있다. 투자 실적에 따라 지급되는 연금액이 달라진다. 변액 CI보험은 대한생명이 판매하고 있다. 암 등 치명적 질병에 걸렸을 경우 지급하는 보험금이 투자 수익율에 따라 달라진다.

(조인스닷컴 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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