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3국 지도자비리 여론 큰역할-멕시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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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카를로스 살리나스 멕시코대통령은 멕시코 경제에 기적을 일으킨「경제 대통령」으로 칭송받았지만 불법행위에 성난 여론을 피할 수 없었다.살리나스는 하버드대경영학박사 출신으로 지난 88년 40세의 젊은 나이에 대통령에 취임했던 인물이다 .
그러나 현직에서 물러나자마자 친형 라울 살리나스가 동생의 권력을 등에 업고 마약밀매.토지강탈 등을 자행했다는 추문이 터져나왔다. 이 과정에서 조성된 자금중 상당부분이 살리나스 대통령에게 흘러 들어갔을 것이라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됐다.라울의 부패상을 알고 있던 제도혁명당(PRI)사무총장 마시에우의 암살사건 수사담당자가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사건진상을 숨기고 그 대가로 멕시코 마약조직으로부터 2,400만달러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지난해 3월 살리나스 가문의 치부(致富)를 좌시하지 않겠다던 PRI대통령후보 루이스 도날도 콜로시오의 암살에도 살리나스대통령이 간접적으로 연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살리나스는 치명타를 맞았다.
지난 3월11일 부인및 세 자녀와 함께 살리나스는 누가 볼세라 은밀히 미국행 개인전용 제트기에 몸을 실었다.멕시코 언론들은 「그가 멕시코를 영원히 떠났다」고 했으며 미국언론은 「사실상 추방」이라고 보도했다.법과 제도를 무시했던 지 도자의 말로가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미국이 그를 세계무역기구(WTO) 초대 사무총장 후보로 강력히 추천해 유럽연합(EU)의 레나토 루지에로 전이탈리아무역장관과 끝까지 경합했지만 살리나스는 그 자신의 부정행위로 인한 몰락으로 막강한 WTO사무총장직을 잃어버리기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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