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웨이브>日,주택금융社 부실채권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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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현재 일본에서 금융기관의 부실채권문제는 해결해야 할 긴급한 과제로 등장하고 있다.
약 40조엔 정도로 추산되고 있는 금융기관의 부실채권은 80년대 후반 금융자유화가 진전되면서 금융기관 위험도 증가했으나 이에 충분히 대응치 못해 발생하게 된 것이다.
거시경제적으로 자금잉여를 맞은 상황에서 금융자유화 진전과 함께 금융기관들은 대출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했고,부동산 등 자산가격이 급락함에 따라 부실채권을 안게되었다.
여기에다 철저한 자기책임 원칙과 시장 규칙을 중심으로 한 투명성 높은 금융시스템을 구축치 못한 금융정책당국의 대응 미비도가세했다.
그런데 일본의 부실채권문제가 가장 심각한 곳은 주택금융전문회사다.현재 이들 회사는 안고 있는 부실채권의 규모가 큰데다 은행.협동조합금융기관으로부터 거액의 자금을 차입하고 있어 금융시스템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다.
일본의 주택금융전문회사는 70년대들어 나타난 왕성한 주택자금수요에 대처하기 위해 은행.협동조합금융기관 등 다양한 금융기관의 출자에 의해 개인주택론을 제공할 목적으로 설립됐다.
하지만 금융환경변화와 함께 80년대 후반들어 은행 등이 개인주택금융의 취급을 시작하고,주택금융금고의 역할도 증대되는 등 주택금융을 둘러싼 경쟁이 격화되었다.
이에 따라 주택금융전문회사는 당초 목적인 개인주택론의 제공으로부터 주택개발업자.부동산업자에 대한 융자를 확대해 나갔고,이과정에서 주택금융전문회사의 자금공급처인 은행 등 금융기관의 융자도 커져갔다.
특히 농협계 금융기관의 주택금융전문회사에 대한 융자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부동산경기 침체에 따른 부동산업자의 경영부진과 함께 대출금 상환이 어려워지자 주택금융전문회사의 경영은 악화되었다.
일본 대장성에 의하면 8개 주택금융전문회사의 부실채권총액은 8조4천억엔이고,이중 손실이 우려되는 부분은 6조3 천억엔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이들 주택금융전문회사의 대출금에서 회수불능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50~70%에 달하고 있다.이처럼 주택금융전문회사의 부실채권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자 일본정부는 해결책 마련에부심하고 있다.
이와 관련,지난달 대장상 자문기구인 금융제도조사회의 금융시스템 안정화위원회는 금융시스템 재구축을 위한 심의보고서(중간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주택금융회사 부실채권의 회수가 장기간의 시간이 필요하므로 부실채권의 처리기관 설립과 이들 거액 부실채권에 대한 단계적인 대응의 검토 등을 제시했다.이를 토대로 금년말까지최종보고서가 제시될 예정이고 국내외에서 문제해결 요청이 강력히제기되고 있는 상태이므로 일본 정부와 관련 기관은 부실채권 처리방법에 대한 합의를 도출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경제硏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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