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선 교수 “정말 화 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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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이 언론을 타면서 파장이 큰데 저자로서 설명해 달라.

“할 말이 없다.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

-과학단체나 다른 학자들이 김 교수 논문을 비판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은데.

“(다소 흥분된 표정으로) 과학 단체가 어디냐.”

-청문회가 곧 열릴 텐데 증인으로 채택되면 나가서 말하겠느냐.

“(다른 일행을 쳐다보면서) 청문회가 또 열리기로 됐나. 그건 그때 가서 다시 얘기하겠다. 아무튼 당분간은 아무 말도 안 한다.”

그는 로비로 내려간 뒤 “정말 화가 난다”고 말했다.

헬싱키(핀란드)=전진배 특파원


김용선 교수=광우병 분야의 국내 최고 권위자 가운데 한 명이다. 78년 가톨릭대 의대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주립대에 유학했다. 뉴욕 스테이튼아일랜드 뇌질환연구소에서 광우병 연구팀에 합류해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CJD) 관련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89년부터 한림대 의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95년 한림과학원 소속의 일송생명과학연구소를 만들어 소장을 맡고 있다.

◇김용선 교수 논문=2004년 5월 유전자 관련 해외 학술지인 ‘저널 오브 휴먼 제네틱스’에 실린 것으로 ‘한국인 프리온 단백질 유전자의 다형성질(Polymorphisms of the prion protein gene in a Korean population)’이 제목이다. 건강한 한국인 529명의 ‘프리온’ 유전자를 분석했다. 프리온은 광우병을 일으키는 단백질이다. 그 결과 한국인의 94.3%가 MM(메티오닌-메티오닌) 유전자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나 영국은 인구의 약 40%가 MM 유전자를 갖고 있다. 지금까지 확인된 인간 광우병 환자는 모두 MM 유전자를 갖고 있었다. 한 방송사는 이 논문을 근거로 한국인이 광우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주장해 광우병 논란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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