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죽도 방파제.선착장서 파도 휩쓸려 9명 사망 13명 실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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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낮 12시41분쯤 충남 보령시 남포면 죽도 방파제·선착장에서 너울로 보이는 큰 파도에 휩쓸려 9명이 숨지고 13명이 실종됐다. 사고 당시 죽도 방파제 인근에는 낚시꾼과 관광객 49명이 있었으며, 이중 27명은 인근 어선 등에 의해 구조됐으나 일부는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같은 시각 대천해수욕장에서도 너울이 덮쳐 2명이 숨지고 1명은 구조됐다. 너울은 직접적인 파도가 아닌 바람에 의해 일어난 물결을 말한다.

태안해경·경찰·119소방대은 사고 인근 지역에서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어 피해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4일 오후 해일 사고가 발생한 충남 보령시 남포면 죽도해상에서 119구조대 등 관계자들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보령=연합뉴스)


사망자는 박종오(36)·박성우(5)·김경환(46)·추승빈(9)·추창렬(36)씨 등 8명으로 보령 아산병원·제일병원에 옮겨졌다. 또 김모(31)씨 등 13명이 다쳐 병원치료를 받고 있지만 중상자가 많은 상태다.

사고 당시 방파제 인근에는 시속 3~5m 정도의 바람이 불었고 파도도 1m 내외로 잔잔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순간적으로 10여 명을 집어삼킬 정도의 큰 파도가 일어나 사람들을 덮쳤던 것으로 전해졌다.

목격자 이상환씨(보령시 죽도)는 “갑자기 집채 만한 4~5m의 파도가 일더니 20여 명의 낚시꾼·관광객이 파도에 휩쓸렸다”며 “파도가 일기 전 바다가 잔잔했고 우~웅 하는 소리와 함께 파도가 일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예전에는 이런 일이 없었다. 날씨가 흐르기는 했지만 바다가 잔잔했고 바람도 없었다”고 했다.

김진철 기상청 통보관은 “사고 당시 보령지역에 기상특보가 발효되지 않았다. 바람도 없었고 파도도 낮았는데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원인을 찾고 있다”며 “지난해 4월11일 전남 영광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는데 아직 원인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태안해경은 일행·목격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보령=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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