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박스] 튀어나온 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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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세 회사원 김수진(여·가명)씨는 본의 아닌 오해를 많이 받는다. 화가 나 보이고 뚱한 표정을 잘 짓는다는 것이다. 실제로는 나무랄 데 없이 여성적이고 부드러운 성격이지만 무뚝뚝한 모습 때문에 왕따를 당한 적도 한두 번이 아니다.

입이 나오면 이렇듯 밝고, 친근감을 주는 표정 관리가 어렵다. 이뿐만 아니라 돌출 입의 턱끝은 대개 무턱처럼 턱이 짧게 보이며, 울퉁불퉁하게 근육이 뭉쳐 보여 둔감한 인상마저 준다. 또한 상대적으로 코가 낮고, 입술이 두툼해 보인다. 전체적으로는 얼굴이 동그랗고 커 보인다.

돌출 입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치아만 바깥쪽으로 나온 경우와 잇몸뼈 자체가 돌출된 구조인 경우다. 치아만 나온 것이라면 치아교정으로 모양을 바꿀 수 있다. 하지만 잇몸뼈가 나온 것이라면 수술을 해야 입이 들어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돌출 입 수술은 의학적으로 ‘잇몸뼈 후퇴술’ 또는 ‘전방분절 절골술’이라 부른다. 송곳니 옆쪽의 잘 사용하지 않는 치아를 발치해 남는 7∼8㎜의 공간만큼 잇몸뼈를 뒤로 밀어 넣는 수술이다.

돌출 입 수술은 오랜 기간 치아를 이동해야 하는 치아교정술보다 매우 드라마틱하다. 2시간 만에 입이 들어가 갑자기 외모가 변화한다.

우선 정면에서 볼 때 턱의 가로 폭이 작아 보여 전체적으로 얼굴형이 갸름해진다. 입이 다소 작아지며 무턱 느낌도 없어진다. 뭉쳐 보이는 턱끝 근육도 많이 개선돼 웃을 때 드러나는 잇몸이 줄어든다. 수술 후엔 화난 표정이 부드럽게 변하며, 보다 섬세하고, 여성적인 인상이 돼 새침한 느낌마저 줄 정도다. 수술하기 전엔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해 자신의 의견을 충분히 전달해야 한다. 또 X선이나 치아 석고모델을 통한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이때 성형외과 의사와 치아 교합을 책임지는 치과교정과 의사의 긴밀한 협진이 필수적이다.

수술을 정확하게 집도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수술 계획 수립이다. 개인마다 입 나온 정도와 얼굴 생김새가 다르므로 이에 맞게 최적의 수술 계획을 세워야 한다. 수술은 되도록 적게 절개하는 최소 절개와 보존적 박리를 해야 출혈과 부종을 최소화할 수 있다. 수술 후에는 부기와 치아교합 관리를 적극적으로 받아야 한다.

수술 다음날엔 유동식을, 2∼3일 후엔 부드러운 식사를 할 수 있다. 일주일 이상 칫솔질을 할 수 없으므로 가글을 열심히 하는 것도 잊지 않아야 한다. 돌출 입은 더 이상 운명이 아니며 적극적인 노력에 의해 충분히 교정되고, 본인이 바라는 것 이상의 미용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진수 페이스라인 성형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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