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채소 안의 쥐’는 미국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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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지난달 말 미국산 유기농 냉동 채소에서 발견된 이물질인 생쥐의 국적은 미국인 것으로 밝혀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28일 대형 할인점 코스트코가 수입한 ‘유기농 야채믹스 베지터블’에서 발견된 생쥐 추정 물질에 대해 정밀 조사한 결과 이물질의 유전자가 미국 북서부 5개 주에 서식하는 ‘뒤쥐’의 유전자와 일치했다고 28일 밝혔다. 뒤쥐(학명 소렉스 바그란스)는 워싱턴·아이다호·오리건·몬태나·캘리포니아주 등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슴도치·두더쥐와 같은 ‘식충목(目) 땃쥣과(科)’에 속하며 국내에서는 발견된 적이 없다.

식의약청은 한 달 가까이 이물질에 대한 정밀 추적조사를 했다.

우선 문제의 제품을 생산한 미국 컬럼비아 푸드에 제품 원료와 제조공장에 대한 정보를 요청했다. 그 결과 제품에 사용된 야채는 워싱턴주에서 재배돼 손질·냉동 후 포장을 거쳐 한국으로 수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식의약청은 이어 국립독성과학원에 4㎝ 크기의 생쥐로 추정되던 이물질의 정밀분석을 의뢰했다. 독성과학원에서는 이물질을 컴퓨터단층촬영(CT)과 자기공명영상촬영(MRI)으로 어떤 동물인지 추정하고 피부 조직의 일부를 떼어 내 3주간 유전자(DNA) 염기서열을 분석했다.

독성과학원 김철규 연구관은 “미국국립보건원의 유전자은행에 분석한 이물질의 DNA 정보를 입력한 결과 워싱턴주 등에 서식하는 뒤쥐와 일치했다”고 밝혔다.

식의약청 관계자는 “이물질이 손상된 것으로 볼 때 현지 제조과정에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문제가 된 회사 제품이 수입되면 당분간 전수조사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제가 된 제품은 당근·옥수수·콩이 혼합돼 있는 냉동 채소로 주로 볶음밥 등을 조리할 때 사용된다. 지난달 26일 서울의 한 주부가 코스트코 양재점에서 구입했다가 이물질을 발견했다. 식의약청은 이물질이 발견되자 해당 제품에 대한 긴급회수명령을 내리고 혼입 경위를 조사해 왔다.

◇대형마트에선 통조림에선 생선 기생충 발견=신세계 이마트 순천점에서 8일 판매된 ‘이마트 등푸른 꽁치’ 통조림에서 2∼3㎝ 길이의 생선 기생충이 발견돼 전국 매장에서 해당 제품의 회수 조치에 들어갔다. 광주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은 28일 “소비자 신고를 받고 조사한 결과 이 이물질은 생선 내장에 기생하는 ‘구두충’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식의약청은 “생선 내장이 제대로 제거되지 않아 혼입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 기생충이 생선과 함께 충분히 익혀져 인체에는 무해하다”고 밝혔다.

식의약청은 그러나 기생충이 소비자들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다고 판단, 관할 지자체에 통보해 문제가 된 통조림과 같은 날 생산된 통조림 1만8000여 개를 전부 회수하도록 했다.

김은하·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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