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24세 의원과 재혼설 소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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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11일 러시아 일간 모스코프스키 코레스폰덴트에 실린 푸틴<左> 대통령과 카바예바 의원.

러시아가 다음달 퇴임하는 블라디미르 푸틴(사진·左) 대통령의 재혼설로 떠들썩하다. 푸틴 대통령이 부인인 루드밀라(50)와 이혼했으며 조만간 체조 선수 출신의 미모의 현직 의원과 재혼할 것이란 소식이 현지 언론에 보도되자 진위를 둘러싸고 소동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푸틴 재혼설은 모스코프스키 코레스폰덴트라는 현지 신생 일간 신문이 11일 처음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이 이미 두 달 전에 이혼했으며 32살 연하의 리듬체조 선수 출신 의원인 알리나 카바예바(24·右)와 곧 재혼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신문은 두 사람의 결혼식 연회 담당 업체를 선정하는 비공개 입찰에 참여하고 있다는 한 기획사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그러면서 결혼식이 러시아 정교 축제일인 6월 15일, 푸틴 대통령의 고향인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콘스탄틴궁에서 치러질 예정이라고 구체적 날짜와 장소까지 거론했다. 이 신문은 “러시아 언론들이 앞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카를라 브루니의 재혼 소식을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도 푸틴의 재혼에 대한 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라는 해석까지 달았다. 모스크바 정계에서는 푸틴과 스튜어디스 출신의 부인 루드밀라가 오래전부터 대중 앞에 함께 모습을 드러내는 일이 거의 없어지면서 두 사람의 불화설이 끊이지 않았다.

1983년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겐트에서 태어난 카바예바는 체조에 입문한 지 불과 3년 만인 99년 오사카 세계선수권대회 4관왕에 올랐다. ‘리듬 체조의 여왕’으로 불리다 2004년 은퇴한 이후 누드촬영과 액션영화 출연 등으로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총선에서 여당인 통합러시아당의 공천을 받아 의원이 됐다.

주요 외신들도 푸틴 재혼설을 크게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과 대통령 행정실은 아직 아무런 코멘트를 하지 않고 있다. 카바예바도 입을 다물고 있다. 하지만 소문이 사실일 가능성이 작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독일 일간 디 벨트는 “인터넷 신문을 제외한 러시아 주요 언론들은 푸틴 재혼설에 대해 거의 보도를 하지 않고 있다”며 “황당한 소문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러시아 유력 라디오 방송 에호 모스크바는 “차기 대통령으로 선출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부인인 스베틀라나가 한 만우절 농담이 사실인 것처럼 왜곡돼 전해졌을 확률이 높다”고 전했다.

유철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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