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난 무거천을 시작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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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철이면 모기가 들끓고, 썩은 냄새가 나던 곳. 홍수 때가 아니면 물이 흐르지 않는데다, 생활쓰레기가 쌓여 ‘죽음의 하천’으로 불리던 곳. 이런 무거천이 자연 생태 하천으로 되살아났다.
 울산지역의 대표적인 도심하천인 무거천이 악취를 풍기는 혐오 공간에서 태화강처럼 시민 휴식 공간으로 탈바꿈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울산지역의 주요 하천이 하나 둘 되살아나고 있다. ‘공업도시’ 울산을 ‘숲속도시’로 바꾸기 위한 녹화사업도 본격화하고 있다. 울산은 그동안 산업화와 양적 도시성장에 치우쳐 ‘회색도시’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시민들의 쾌적한 도시공간에 대한 욕구가 커지면서 ‘녹색 도시’로 조금씩 바뀌고 있다.
 

무거천 주민의 품으로
 울산 남구청은 남구 무거동 옥현주공3단지 아파트∼태화강 2.59㎞의 무거천 가운데 신복로터리 인근 삼호6교∼태화강 1.47㎞를 자연 생태하천으로 만들었다. 구청은 지난해 6월부터 사업비 15억4500만원을 들여 무거천 자연 친화형 하천 조성사업을 했다. 삼각방틀과 자연석 호안, 징검다리 5곳, 하상 폭을 좁혀 물살을 빠르게 하는 여울 4곳, 물고기 길 2곳을 설치하고, 생태관찰로 1.2㎞를 조성했다. 노란꽃창포 등 다양한 수변식물을 심었다.
 하천 생태보존을 위해 공영주차장으로 사용되던 삼호동 인근 230m의 복개 부분을 개복했다. 태화강 연안 4천㎡의 부지에는 잔디형 주차장을 조성하기로 했다.
 무거천은 다운정수장에서 공급되는 하루 1만t의 지하수를 무거천에 유입해 깨끗한 하천으로 유지하고 있다. 또한 오염을 막기 위해 하천변에 오수관로를 매설해 하천에 유입되는 오수를 수거해 별도 처리하고 있다.
 남구청은 무거천 상류의 나머지 1.12㎞ 구간은 국비 지원을 받아 조성 공사를 할 계획이다. 여천천도 무거천과 마찬가지로 자연형 하천으로 조성된다. 여천천은 남구 옥동에서 여천동을 거쳐 울산 연안까지 이어지는 6.5㎞의 지방2급 도심 하천이다. 남구청은 여천천이 수량이 모자라 크게 오염되자 태화강물을 끌어들여 하천 생태계를 복원하는 사업을 추진해 왔다.
 

산업도시 울산 ‘푸른 옷’ 입는다
 울산시는 올해부터 2010년까지 모두 270억6000여만원을 들여 덩굴식물 100만그루 심기, 아산로 중앙분리대 녹화, 2열 가로수 식재, 온산공단 그린웨이 조성, 도시숲 조성, 태화강 경관녹화 등 6개 사업을 중점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올해는 덩굴식물 심기의 하나로 14억2000만원을 들여 도로변 66곳에 담쟁이덩굴 등 30만 그루를 심을 예정이다. 온산국가산업단지내 도로변에는 가로수·초화류 등을 심기로 했다.
 아산로 중앙분리대 녹화사업은 올해 말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27억원을 들여 번영로 등 6개 주요 간선도로변에 느티나무 가로수도 2열로 심을 예정이다. 경주와 양산경계지점에는 도시 숲을 조성할 계획이다.
 

옥상 녹화사업도 본격화
 앞으로 울산지역 공공 건축물 옥상에는 녹색 식물이 많이 심어지게 된다. 시는 올해부터 공공 건축물을 대상으로 옥상 녹화 의무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올해부터 지역에서 발주하는 모든 공공 건축물에 대해 설계 단계부터 옥상 녹화계획을 포함시켜야 하고, 일반 건축물에 대해서는 허가 때 가능한 옥상에 조경을 하도록 할 방침이다. 기존 건축물도 옥상에 녹화를 추진하도록 유도해 올해 100건의 건축물에 2만3000㎡ 규모의 옥상 녹화사업을 할 계획이다.
 시는 지난해 처음으로 건물옥상 녹화사업을 추진해 130여 개 건물에 1만1853㎡의녹화를 했다. 남구 달동 구암빌딩, 삼산동 주연빌딩, 무거동 신정빌딩 등 3곳은 ‘옥상이 아름다운 건축물’로 선정됐다.
 
프리미엄 김관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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