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우주 선진국을 향한 드림 스타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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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내외가 8일 밤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2008 스페이스 코리아’ 행사장에 참석해 대한민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씨가 탑승한 우주선의 발사 장면을 보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김경빈 기자]

8일 오후 8시16분. “쾅” 하는 폭발음과 함께 최초의 한국 우주인 이소연씨를 태운 소유스 TMA-12호가 화염을 뿜으며 하늘로 솟아올랐다. 같은 시간 서울시청 앞에 설치된 대형 화면으로 발사 장면을 지켜보던 5000여 시민의 표정은 긴장에서 환호로 바뀌었다. 우주선 출발과 함께 앉은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나 “이소연 파이팅”이라는 환호와 박수를 이어갔다. 발사 순간을 지켜본 스튜어디스 최혜림(24)씨는 “오늘의 감동을 다시 느끼고 싶다. 나도 비행기가 아닌 우주선을 타고 싶다”며 감격스러워 했다.

행사장을 찾은 이명박 대통령은 “오늘은 우주 선진국을 향한 꿈의 출발, ‘드림 스타트’의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축하했다. 이 대통령은 “19세기는 바다, 20세기는 하늘이었듯이 21세기는 우주의 시대”라며 “2020년에는 우리 땅에서 우리 발사체로 달 탐사위성을 발사하게 돼 세계 7대 우주강국으로 들어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주에 간다면 뭘 가져가고 싶으냐’는 물음에 이 대통령은 “우주엔 물이 없다고 하니 생수를 하나 들고 가려 한다”고 농담조로 답했다.

이날 ‘대한민국 우주에 서다’ 축하행사엔 5000명에 이르는 시민이 몰려 들었다. 10세 된 딸 홍예인양과 행사장을 찾은 이화영(38·여)씨는 “한국에도 우주의 시대가 열리는 것 같아 설렌다”며 “이소연씨가 러시아에서 우주선을 타는데 딸은 나중에 한국에서 우주선을 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훈(46)씨는 “여자가 갔다는 게 더 놀랍다”며 “말로만 떠들던 우주의 시대가 정말 열리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학생 김수진(23)씨는 “앞으로 한국도 우주기술을 길러 다음엔 한국에서 발사하는 우주선을 보고 싶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자리를 함께한 오세훈 시장도 “초등학교 3학년 때 아폴로 우주선 발사 장면을 보고 우주인을 꿈꿨었는데 한국인이 그 꿈을 이뤄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행사 현장엔 항공우주연구원과 천문연구원 관계자들도 발사 장면을 감격에 겨워 바라봤다. 최석원 항공우주연구원 우주환경시험팀장은 “된장국·볶음김치·라면 등 우리가 개발한 한식 우주식품도 이번에 우주로 날아갔다”며 “우리에게는 일종의 시험인데 잘되길 빈다”고 밝혔다. 이서구 천문연구원 천문정보센터 선임기술원은 “천문우주과학이 발전해야 다른 기반기술도 발전할 수 있다”며 “한국도 우주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양주시 회천초등학교 학생 170여 명은 이날 학교에서 소유스 우주선이 발사되는 순간에 맞춰 직접 만든 로켓에 이소연씨에게 보내는 응원 메시지를 실어 날려 보냈다. 또 미 항공우주국(NASA)이 우주선에 실어 우주정거장에 보낸 뒤 다시 가져온 아시아 원산지 꿀풀과 한해살이 식물 ‘바질’ 씨앗 한 봉지를 우주선 발사에 맞춰 심었다. 이 씨앗이 회천초교에 오게 된 것은 양주 송암천문대가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미국에 본부를 두고 있는 챌린지 교육센터(Challenge Learning Center)를 운영하고 있는 덕분이다. 송암천문대는 지난달 바질 씨앗 등 10세트를 받아 이 중 일부를 회천초교에 교육용으로 전달했다. 5학년 한송이(12)양은 “로켓을 만들어 날려 보니 마치 이소연 언니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글=이충형·장주영·임주리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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