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南海 오염방지에 총력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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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유조선 침몰사고로 남해(南海)가 생사의 위기에 놓여 있다.아직 유출된 기름의 성분이나 규모등이 자세히 파악되지는 않고 있으나 기관실화재와 폭발에 따라 연료인 벙커C유등이 계속 유출되고,반경 20㎞쯤의 기름띠가 형성되는등 피해면적이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벌써 여천군 남면 일대 1천여㏊가 황폐화하여 재산피해가 수천억원대라니 큰 걱정이 아닐 수 없다.그나마유조선에 실려 있던 원유 61만배럴(9만8천여t)이 전혀 유출되지 않았다니 불행중 다행이다.
기름이 번지고 있는 남해지역은 우리가 자랑하는 청정(淸淨)해역이다.세계적으로 경관(景觀)이 빼어난 다도해의 해상국립공원으로 해수욕장이 몰려있는데다 한려수도의 아름다움을 보기 위해 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곳이다.더구나 천혜의 자연조건 으로 어민들이 수많은 어패류양식장이나 정치망 어장등을 설치해 놓고 생업수단으로 삼아왔던 곳이기도 하다.
유조선사고로 인한 해상오염피해의 심각성은 이미 89년 엑슨발데즈號(원유 4만2천t 유출),92년 이지언 시號(원유 7만2천t 유출)등이 충분히 보여준 바 있다.검은 기름을 온몸에 뒤집어 쓴 바다새 수십만 마리가 떼죽음당하던 모습이 너 무도 끔찍했었다.
우리가 이같은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방제작업을 잘 해야 한다.해양오염방제는 다른 구난작업보다 전문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책기구의 체계화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업무도 내무.환경.농림수산.건설교통부등 다양하게 관련된만큼 방제대책을 지 방관서나 해양경찰에만 맡기지 말고 중앙정부가 주도해 국가적 구난역량을 총동원할 필요가 있다.또 우리 나라의 해양오염방제선은 전국에 6척밖에 없다고 하니 싱가포르의 방제비행선이나 일본의 해난구조선요청등 외국의 협조도 시급하게 구해야 한다.아울러 유조선에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이는 원유를 옮겨싣는 작업도 중요하다.군(郡)과 도(道)등 지방행정기관은 인원과 장비를 총동원해 방어막을설치하는등 나름대로의 자구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그리고 이제 우리도 해양오염사고에 대비해 평소 전문인력을 양성하고,장비와 시설투자에 인색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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