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한·미·일 공조 맞서 중국에‘보험’들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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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북한 조선중앙TV가 30일 방영한 중국 티베트자치구 수도 라싸의 유혈 시위 장면. [연합뉴스]

한국과 미국을 향해 연이어 강수를 두고 있는 북한이 중국과는 연대를 강조하고 있다.

그래서 외교 전문가들 사이에선 ‘조·중 협력’을 앞세워 전통의 한·미·일 3각 공조를 중시하는 이명박 정부를 견제하고 미국에 맞서기 위한 계산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30일 티베트 라싸에서 발생한 시위 장면을 방영하며 “분열주의 세력인 달라이 집단의 음모와 선동에 의해 극소수 폭력배들이 잔인한 파괴·약탈·방화·범죄를 감행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TV는 칼을 든 시위자의 모습,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사람이 돌로 맞는 장면, 경찰차 전복 화면을 보여주며 “이성을 잃은 폭력분자들이 라싸의 거리를 불태워 혹심한 폐허로 만들어 버렸다”고 설명했다.

8월 올림픽을 앞둔 중국이 올림픽 불참이나, 소수민족들의 동요로 확산될까 봐 민감해하는 분리독립 시위와 관련해 북한이 적극적인 중국 지지에 나선 것이다.

그동안 북한·중국 관계는 2006년 10월 북한 핵실험 후 중국이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안에 찬성하고, 지난해 10월 남북 정상회담에선 북한이 중국을 제외하는 듯한 ‘3자 또는 4자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하며 예전 같지 못하다는 평가가 주였다. 그러나 지난 1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평양의 중국대사관을 전격 방문하며 변화가 감지됐다.

대만의 총통 선거를 앞둔 8일엔 “우리는 ‘하나의 중국’에 기초한 중국 당·정부의 정책을 일관되게 지지한다”고 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은 대남·대미 관계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경우를 상정해 혈맹국인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섰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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