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가 돌연 부산 간 까닭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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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YS) 전 대통령이 17일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을 찾았다. 2박3일간의 체류기간 동안 그는 민주계 인사들과의 만찬, 경성대 특강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 마지막 날인 19일엔 부친 김홍조 옹을 만나러 거제로 가는 길에 최근 공천에서 탈락한 김무성(부산 남을) 의원의 선거 사무실도 방문할 예정이다.

김 전 대통령 측은 “지인들을 만나고 특강을 위한 것일 뿐 특별한 정치적 의미는 없다”고 말했지만 당내에선 그의 부산행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최근 공천에서 민주계 중진들이 대거 탈락한 직후 이뤄진 부산 방문이란 점에서다.

이번 공천에서 낙마한 민주계 중진은 김덕룡 의원을 비롯, 이강두·이규택·김무성·이경재·김기춘 의원 등이다. 살아 남은 민주계는 막내 격인 정의화·정병국 의원 정도다. 김 전 대통령의 차남인 현철씨는 ‘금고형 이상 확정자는 공천 신청 자격이 없다’는 당헌·당규에 따라 공천 신청도 못 했다.

그래서 당내에선 YS의 부산행이 “공천 결과에 대한 불만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한 민주계 인사는 “김 전 대통령이 민주계의 탈락뿐 아니라 원칙도, 기준도 없는 이번 공천 결과를 보고 무척 화를 냈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입으로는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의 화합을 말하며 실제론 민주화 세력만 줄줄이 배제시킨 데 대한 배신감이 큰 것 같았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7일 신임 인사차 상도동 자택을 방문한 한승수 총리에게 “이 대통령이 잘 해주기를 바라는데 여러 가지로 걱정하는 국민이 많이 생겼다”고 말한 적이 있다. 반면 김 전 대통령은 부산 방문 첫날인 17일 밤 민주계 인사 150여 명과 만찬을 함께한 자리에서 정치적 발언을 하지 않았다. YS의 부산행은 2년여 만이다.

◇김무성·유기준 “무소속 연대 구성”=공천에서 탈락한 친박근혜계 의원들은 이날 모임을 하고 영남과 일부 수도권을 중심으로 ‘친박 무소속 연대’를 만들어 총선에 출마키로 했다. 무소속 연대 참여자는 김무성 의원 외에 이경재(인천 서-강화을), 박종근(대구 달서갑), 이해봉(대구 달서을), 이인기(경북 고령-성주-칠곡), 김태환(경북 구미을), 유기준(부산 서), 한선교(용인 수지) 의원과 원외위원장인 전용원(경기 구리) 전 의원 등이다.

이규택(경기 이천-여주), 엄호성(부산 사하갑), 이진구(충남 아산) 의원 등은 미래한국당(구 참주인연합)에 일단 합류한 뒤 이를 ‘친박’ 정당으로 바꿔 총선에 출마키로 했다. 서청원 전 대표는 무소속 연대 합류를 고려하고 있다. 홍사덕 전 원내대표는 단일세력이 형성되지 않으면 어느 쪽에도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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