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씨, 극도의 이중성 …‘사이코패스’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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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과학수사대원이 17일 안양시 안양8동 초등학생 살해 용의자인 정씨 집에서 증거물을 찾기 위해 감식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김상선 기자]

안양 초등생 납치·살해 용의자 정모(39)씨가 범행을 자백했다. 하지만 범행 동기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풀리지 않는다. 정씨가 동기나 수법에 대해서 함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기는 성추행?=가장 큰 의문점은 범행 동기다. 범죄 심리학자들은 일단 성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범행에 무게를 두고 있다. 표창원 경찰대 교수(범죄심리)는 “본인의 자백과 별개로 전형적인 아동 성범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아동·여성에 대한 범죄의 주된 동기는 성적 목적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전문가들과 경찰 모두 금품을 노린 범행으로 보기 어렵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이웃인 정씨가 피해 아동 가정의 경제 형편을 몰랐을 리 없기 때문이다. 피해 아동의 부모들이 정씨를 잘 모른다는 점으로 미루어 원한 관계도 아닐 확률이 높다.

범행 동기에 침묵하는 정씨의 태도가 성범죄 가능성을 반증한다는 설명도 있다. 표 교수는 “대졸 학력을 지닌 정씨가 아동을 성추행하기 위해 납치했다는 사실을 스스로 시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대리운전기사·컴퓨터수리공을 전전하며 독신으로 살아온 정씨가 힘없는 아동을 통해 사회에 대한 지배 욕구나 반감을 표출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웅혁 경찰대 교수(범죄심리)는 “주류 사회에서 소외된 주변인으로 살아온 정씨가 아동을 통해 세상에 대한 지배 욕구를 대리 만족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씨, 보통시민 위장했나=일부에선 정씨가 ‘사이코패스(Psychopath·반사회적 인격 장애)’일 가능성을 점치기도 한다. ^정상인이 갖는 죄의식이 전혀 없고 ^타인의 아픔을 공감하지 못하며 ^자신의 불행을 타인·사회 탓으로 돌리는 ‘범죄형 인간’이라는 것이다.

정씨가 보여온 극도의 이중성 역시 ‘사이코패스’ 의 특징 중 하나로 꼽힌다. 이웃들은 정씨를 ‘말수가 없는 선량한 사람’으로 기억했다. 하지만 그는 힘없는 어린아이들을 납치, 잔인하게 살해한 용의자다. 연쇄 살인을 저지른 범죄자 중엔 평소엔 선량한 보통시민으로 위장하는 경우가 많다. 이수정 경기대 교수(범죄심리)는 “검거 이후에도 ‘억울함’과 ‘무죄’를 주장하는 모습을 보면 사이코패스의 특성이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글=천인성·임주리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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