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 수입차 전시장서 와인강좌 듣고 ‘손톱화장’까지 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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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서울 서초동에 사는 홍진희(35)씨는 15일 강남구 신사동 폴크스바겐 매장을 방문한 뒤 수입차 전시장의 새로운 재미를 알게 됐다. 예전에는 수입차 전시장을 드나들기가 부담스러웠던 게 사실. 그러나 홍씨는 이날 중소형 인기 차종도 구경하고, 네일 케어 서비스까지 받았다. 수입차 업계가 가격 인하 바람과 함께 최고 성수기인 봄을 맞아 다양한 마케팅으로 문턱을 한참 낮추고 있다. 그동안 ‘사장님’ ‘사모님’을 집중 공략했던 수입차 업계가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앞세워 젊은 고객들을 끌어들이려 하고 있는 것이다. 수입차 업계의 이 같은 움직임에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국내 업체들도 고객을 사수하기 위해 VIP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좀 더 가까이, 편안하게=푸조는 모든 전시장에 작은 카페테리아인 ‘카페 리옹’을 설치하고 있다. 커피머신을 설치해 에스프레소를 즐겨 마시는 프랑스인들의 커피 문화를 그대로 전해주기 위해서다. 푸조 일산 전시장과 인천 전시장은 다양한 미술 작품들을 상설 전시하는 예술적인 공간으로 만들어졌다. 또 잠실 전시장에서는 매주 ‘프렌치 와인 강좌’를 진행 중이다. 매주 수요일 오후 2시간씩 이뤄진다.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디젤 승용차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폴크스바겐 코리아는 23일까지 전국 15개 전시장에서 모든 차종을 시승할 수 있는 ‘폴크스바겐 해피 바이러스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매주 토요일에는 네일케어 서비스와 함께 독일 전통 케이크인 바움쿠헨과 애플파이를 맛볼 수 있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연 2회 지방에 거주하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전국 고객 시승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부산·마산·대구·대전·광주 등 전국 5개 지역에서 진행 중이다. 참여 신청을 한 고객이 1시간가량 지정된 시승 코스를 따라 운전해 보는 방식이다. 고객이 원하는 차종을 직접 선택할 수 있다.

아우디코리아도 5일부터 전국의 아우디 전시장을 순회하며, 지방에 있는 고객들에게 아우디 시승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아우디코리아 관계자는 “매년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다이내믹한 주행 성능을 극한까지 체험할 수 있는 ‘아우디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행사를 열고 있다”며 “보다 특별한 브랜드로서 고객들에게 가까이 다가서서 우수성을 알리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문화 이벤트를 통해 고객과의 거리를 좁히려 하고 있다. ‘우리 문화재 다시 보기’ 캠페인이 그것이다. 다음달 5일까지 우리 문화재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캐치프레이즈를 공모 중이다. 최우수작 1명에게는 랜드로버 디스커버리3를 타고 우리 문화재를 답사할 수 있는 시승권과 함께 문화답사 지원금 100만원이 제공된다. 이 회사는 대전(21일)·대구(22일)·부산(23일) 순으로 ‘수퍼차저’ 시승행사도 연다. 재규어 XKR 컨버터블을 비롯해 XJR과 XJ 수퍼V8, 랜드로버의 레인지로버 등 수퍼차저 엔진을 장착한 고성능 모델들이 대거 등장한다. 시승행사와 더불어 아로마 핸드 마사지 등의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국내차 업계도 VIP 마케팅=수입차 업계의 ‘극성’ 마케팅에 자극받은 국내차 업계도 부지런히 움직이는 중이다. 특히 VIP급 고객에 대한 마케팅이 활발해졌다. 기아차는 22일 부산지역 오피러스 고객 400명을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에 초대할 계획이다. 다음달 18일에는 서울 지역 오피러스 고객 700명을 뮤지컬 ‘맘마미아’에 초대하기로 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오피러스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고 자긍심을 느낄 수 있도록 오피러스 고객을 대상으로 고품격 문화행사에 초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올 1월부터는 공항 무료 발레파킹과 수하물 운반 서비스 등 새로운 VIP 서비스를 추가로 제공하고 있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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