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PC 소프트웨어업체 비디오게임 경쟁적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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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퍼스널 컴퓨터는 비디오게임 업계의 몰락을 가져올 천적으로 여겨졌다.그러나 일반적인 예상과는 달리 컴퓨터 소프트웨어 제작자들은 오히려 비디오게임 업계의 가장 가까운 협력자가 돼 왔다.
비디오게임 업계는 신형게임기를 내놓을 때마다 새로운 게임 소프트웨어가 필요했고 그것을 공급해 준 것이 컴퓨터 소프트웨어 회사들이었기 때문이다.
컴퓨터 사용자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어 온 「마이스트」와 「둠」등의 게임은 조만간 세가社의 신형 비디오게임기 「새턴」에서도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다.「심시티2000」과 「버추얼 베거스」도 마찬가지다.
컴퓨터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비디오게임기용 소프트웨어 개발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 수입이 짭짤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의 컴퓨터 오락프로그램에서 나온 수익은 6억달러에 불과했지만 비디오게임에서는 무려 27억달러의 수익이 떨어졌다.게다가 비디오게임 업계는 경쟁도 심하지 않은 편이다.4천여개 업체가 고객의 눈길을 끌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의 컴퓨터 소프트웨어 업계에서는 1년에 10만개 정도의소프트웨어를 팔면 성공작이다.그러나 비디오게임 업계에서는 1백여개 회사가 10대 게임광들에게 수백만개의 게임 프로그램을 파는 게 드문 일이 아니다.
최근에 와서는 전문가들도 퍼스널 컴퓨터와 비디오게임은 성격이판이하게 달라 둘 다 살아남을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이 사업에 위험이 없는 것은 아니다.컴퓨터용 게임을 비디오게임기용으로 바꾸는 데는 60만달러 정도가 든다.
만약 컴퓨터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내놓은 게임이 재미가 없다든가 게임기를 잘못 선택하면 진열대 위에서 먼지만 뒤집어 쓴 채사라지는 것이 다반사이기 때문이다.로켓 사이언스社는 2백40만달러나 들여 세가社의 신형 CD플레이어용 게임 2종류를 개발했지만 세가의 CD플레이어가 잘 팔리지 않는 바람에 치명타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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