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초아와 ‘77명의 난쟁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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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멕시코에서 온 원더우먼 로레나 오초아가 세계 최고 여자 선수들을 모두 난쟁이로 만들어 버렸다.

부활을 노리는 골프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도, 여자 백상어 카리 웹(호주)도, 한국의 골프 천재 신지애(하이마트)까지도 오초아(사진) 앞에선 한없이 작아졌다. 적어도 이번 대회에서 오초아는 나머지 출전 선수 77명이 상대하기 어려운 거인이었다.

2일 싱가포르의 타나메라 골프장(파 72)에서 끝난 LPGA 투어 HSBC 여자 챔피언스에서 오초아가 우승했다. 자신의 시즌 데뷔인 이번 대회 최종일 4언더파를 친 오초아는 합계 20언더파로 2위 소렌스탐에게 무려 11타 차 압승을 거뒀다.

오초아는 66-65-69-68타를 쳤다. 오락가락한 폭우 때문에 리듬이 끊긴 최종 라운드를 제외하곤 모두 데일리 베스트였다.

다른 선수들의 컨디션이 나쁜 것도 아니었다. 최종 라운드 오초아와 챔피언조에서 경기한 선수는 소렌스탐과 폴라 크리머였는데 두 선수는 올 시즌 첫 대회와 두 번째 대회 우승자다. 그런데 오초아가 투어에 모습을 드러내자 상대가 안 됐다. 1, 2, 4라운드에서 오초아와 함께 경기한 소렌스탐은 “나는 정말 좋은 경기를 했다. 그러나 오초아와는 차이가 났다”고 말했다. 폴라 크리머는 “경기를 할수록 격차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푸념했다. 무릎이 아픈 김미현은 3라운드 도중, 조모상을 당한 박세리는 3라운드 후 기권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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