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전두환·YS·DJ … 전직 대통령들 감회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25일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식에는 모두 네 명의 전직 대통령이 참석한다. 와병 중인 노태우 전 대통령을 제외하곤 모두 참석하는 셈이다. 물러나는 노무현 전 대통령 부부는 이 대통령 내외와 나란히 앉는다. 전두환·김영삼(YS)·김대중(DJ) 전 대통령은 5부 요인·국빈과 같은 대열이다.

한때 취임식의 주인공이었고 청와대에서 5년의 권력을 맛본 이들은 어떤 소회로 행사를 지켜볼까.

전직 대통령 중 가장 선임인 전두환(78) 전 대통령은 “새 정부가 국민들이 염원하는 것을 잘 파악해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기대하고 또 믿고 있다”고 24일 한 측근이 전했다. 사실 정치권에선 “전 전 대통령이 1988년 노태우 전 대통령의 취임식 이래 가장 편하고 홀가분하게 지켜보는 취임식일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그는 임기를 마치고 자의로 청와대를 걸어 나온 첫 대통령이다. 이른바 ‘평화적 정권 이양’이었다. 하지만 후임 대통령들과는 편치 않았다. YS와 DJ, 노무현 전 대통령 모두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그와 맞서 싸웠던 전력이 있다. 그러나 이 대통령과는 다르다. 이 대통령과 가까운 한 정치권 인사는 “지난해 전 전 대통령을 만났더니 ‘82년 한강종합개발 때 정주영 현대 회장이 찾아와 한강 모래를 팔아서 하면 된다고 하더라. 그 아이디어가 정 회장 것이겠느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고 전했다.

전 전 대통령의 측근은 “전 전 대통령은 재임 중에도 ‘정치 발전을 위해 단임을 실천하는 전통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지가 단호했고 그게 시초가 돼 다섯 번째 대통령이 나온 게 아니겠느냐”며 “28일 전 전 대통령과 지인들이 모여 평화적 정권 이양 20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만찬 행사를 갖는 것도 이런 취지”라고 전했다.

YS(81)는 이 대통령을 지지했고 당선을 위해 움직였다. 경선·대선 과정에서 수시로 전화 연락을 했다. 이 대통령에게 경선 당시 “1등 주자는 토론하는 것이 아니다”고 조언했던 건 유명한 일화다. 92년 이 대통령을 전국구 의원으로 발탁, 정계에 입문시킨 인연도 있다. 이 대통령도 지난달 YS의 팔순 잔치에 직접 참석, “대통령 내외분이 지금처럼 100세, 120세 때도 후배들과 함께 축하 모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화답한 일이 있다.

취임식에 참석하는 YS는 정작 딴 일로 고심 중이다. 그는 근래 인터뷰에서 “(전두환·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시절) TV를 20년간 안 봤다”며 “전직들을 다 연단에서 만나는데 내가 악수를 해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DJ(83)의 소회는 두 사람과 다소 다를 것이란 게 정치권의 중평이다.

DJ는 대선 직후 “이렇게 처참하게 민주세력이 진 건 처음”이라고 말한 일이 있다. 97년 정권교체에 성공했던 그가 10년 만에 정권이 한나라당으로 넘어가는 걸 지켜봤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달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를 만나서도 “이번 대선에서 국민들이 심판을 했지만 야당이 없어지면 민주주의가 어렵지 않겠느냐는 불안감이 있다. 반성하면서 거듭나면 50년 정통 야당의 맥을 살릴 수 있다”고 격려했었다.

고정애 기자

▶[J-HOT] [단독] 오사카 "이명박 한국 대통령 기념비 세우자"

▶[J-HOT] MB 외아들 시형씨, 청와대 안 따라가

▶[J-HOT] MB, 아들·딸 모아 놓고 훈계 "임기 내내 자중하라"

▶[J-HOT] 청와대 새 단장…탁자·의자·식기 등 바뀔듯

▶[J-HOT]'서해교전 영웅' "분노·아쉬움 이젠 말 않겠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