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스타 엄정화.무용전공 신인 이주영 연기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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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엄정화(25)와 이주영(21).
한명은 잘 알려진 「만능스타」.다른 한명은 이제 방송입문 4개월째인 신참내기다.이들 두명이 브라운관에서 신.고참간의 볼만한 연기대결을 벌인다.
극중 라이벌로 정면승부를 하게 된 드라마는 MBC의 화제작 『호텔』후속으로 5월8일부터 첫 방영될 미니시리즈 『사랑을 기억하세요?』(극본 이찬규.연출 정운현).
여기서 엄정화는 부잣집 딸로 욕심꾸러기인 화영役을 맡았다.직업은 뮤지컬 배우.상대役인 이주영의 뮤지컬 배역을 뺏으려고 술수를 부리는가 하면 그녀의 애인인 민재(오대규扮)에게도 도발적인 유혹의 손길을 뻗치는 욕망과 질투의 화신이다.
이주영은 결손가정에서 자란 콤플렉스를 숨기고 사는 이수役.부모의 이혼과 오빠의 죽음,아버지의 독직사건을 지켜보면서 마음속에 치유될 수 없을 만큼 깊은 상처가 생긴 그는 설명하기 힘든복잡한 성격을 그린다.
혼자 있을 땐 남모를 눈물도 찍어내곤 하는 약하고 여린 과일「속」을 가졌으나 돌아서면 언제 그랬느냐 싶을 정도로 화들짝 웃는 밝고 강한 면도 있는 전형적인 신세대다.역시 뮤지컬 지망생으로 나온다.
이 드라마의 주연은 이주영.방송에 첫발을 들여놓은지 4개월밖에 안된 신인치곤 대단한 행운이다.그가 시청자 눈에 처음 잡힌것은 『오늘은 좋은날-소나기』로 인기 개그맨 강호동의 국민학생여자 친구역.
물론 그뒤에 『노래만들기』란 드라마에서 카페 밤무대 가수로도나왔고 드라마 『호텔』에서 홍보실 직원으로 얼굴을 내비치고는 있지만 강호동의 여자친구 役만큼 강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
그러다 이번에 주인공으로 전격 캐스팅됐다.일단 스타군단에 진입할 수 있는 행운의 「카드」를 잡은 셈이다.
엄정화는 조연급을 맡았다.이주영보다 까마득한 브라운관 선배인데다 뮤지컬 『우리집 식구는 아무도 못말려』의 주연급을 맡아 공연무대에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만큼 개인적으로는 속상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는 의연하다.『두달간의 공연이 끝난 뮤지컬에 대한 미련이 남고 드라마 배역의 비중도 커서…』라는 그는 속이야 어떻든 인간적인 성숙도나 연기에 대한 열정의 단면을 읽게 해주고 있다.
MBC 합창단 출신으로 정상의 인기를 지켜가야 하는 엄정화.
한국무용(선화여중고)을 전공한 신인 이주영(동국대 연극영화 2년). 주연과 조연으로 극중 배역의 희비가 엇갈린 이들의 연기대결도 대결이지만 둘의 실제 인기 결과도 관심거리다.두명은 어쩌면 싫든 좋든 인기의 명암이 교차하는 갈림길에 서 있는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金光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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