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 예산 5백11억 부당사용-감사원 감사결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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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지방의회가 무보수 명예직 의원들에 의한 주민자치라는 당초 취지와 달리 예산 부풀리기.유령경비 편성.무더기 해외여행으로 국민의 세금을 여전히 흥청망청 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감사원은 12일 최근 2주간 내무부와 함께 서울등 15 개 광역의회와 51개 일반시.군.구의회의 93~95년 예산운용 실태를 감사한 결과 66개중 65개 의회가 예산을 부당하게 편성.집행해그 총액이 5백10억9천여만원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감사원은 이와관련,3백34건의 부당행위를 적발해 예산 5천3백만원을 횡령한 제주시의회 사무처 직원 고중배(高重培.37)씨를 파면,6명을 징계 처분하고 1백9명을 인사조치토록 내무부에통보조치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15개 광역의회와 서울 도봉구등 47개 기초의회는 기념품제작.의정홍보비등 유령항목을 추가하거나 의정활동비기준액을 초과편성하는 방법으로 예산을 2백1억6천만원이나 과다책정해 마구 써왔다는 것이다.또 93~94년중 의원수가 2천3백60명인 전체 지방의회에서 연인원 4천2백65명이 해외여행을해 거의 모든 지방의원들이 국민의 혈세로 매년 외유를 즐겼고,그 경비로만 1백17억7천만원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특히 서울시.인천남구등 20개 지방의회는 회기중 본회의에 출석하지 않은의원에게도 일비및 여비로 2억6백45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밝혀졌다. 심지어 일부 의회는 의원들의 집에 개인용 팩시밀리를 예산(44명.6천4백여만원)으로 놔주었으며 개인용무 주차료 8백69만원도 세금에서 지급해 준 것으로 나타났다.
〈金基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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