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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tyle] “5가지 이상 음악에 춤 버무렸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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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Tck를 유럽을 휩쓰는 독특한 스타일의 문화 상품으로 키워낸 알렉상드르 바루즈댕(30·사진)을 e-메일로 만났다. 그는 프랑스 파리의 유명 클럽인 메트로폴리의 아트 디렉터다. 그는 “아트 디렉터는 단순한 디제이가 아니라 스스로 새로운 클럽 문화를 창조하는 직업”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Tck는 어떻게 기획했나.

“7년 전 메트로폴리에서 새로운 파티를 궁리하고 있었다. 일렉트로닉 음악과 점프 스타일, 테크노와 트랜스, 하드 스타일 등 기존 장르를 재조명하려는 의도였다. 그러다 다양한 장르를 접목한 새로운 스타일의 파티를 떠올린 게 ‘테크토닉 킬러’다.”

-왜 인기를 얻게 됐다고 생각하나.

“혁신적이기 때문이다. 매니어들은 참신함에 열광했다. 패션을 비롯해 눈에 띄게 독특한 점이 장점이다. 음악도 여러 종류를 섞어 최소 다섯 가지 이상의 음악과 춤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다. Tck를 좋아하는 누구든 파티를 통해 언제든 하나가 될 수 있어서 인기가 좋다.”

-패션 스타일이 대단히 독특하다.

“Tck 패션은 이국적이고 여성적인 느낌을 준다. 중성적인, 한마디로 ‘메트로섹슈얼’ 스타일이다. 남성들이 스스로를 가꾸고 헤어숍을 찾으며 외모에 할애하는 시간이 많아졌는데 Tck는 이런 문화에 동조했다. 남자는 화장을 해선 안된다는 편견도 적극적으로 깼다. 수퍼마켓에서 장을 본 듯 모두 똑같은 옷을 입고 클럽을 찾던 크로마뇽인의 시대를 끝냈다.”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은 이유는.

“프랑스 클럽에서 젊은이들은 으레 마약과 음악을 함께 즐겼다. Tck는 둘 사이의 연결고리를 끊었다. 우리가 Tck 브랜드의 에너지 드링크를 만든 것도 그런 이유다. 지금 프랑스의 부모 세대는 젊은이들이 Tck를 즐기는 것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 자녀들이 거리에서 방황하다 범죄에 빠지고 마약을 하는 것보다 새로운 패션과 춤을 즐기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현재 Tck는 네댓 살 아이부터 70년대 디스코에 열광했던 50대 성인들까지 좋아한다. 이런 점들을 기반으로 건전하고 완성된 문화 코드로 인정받게 된 것이다.”

-Tck란 브랜드로 상표 등록을 하고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열풍 덕에 Tck가 자체 브랜드가 됐다. 미국 마이애미, 일본 도쿄, 독일 베를린, 중국 상하이, 아랍 두바이, 헝가리 부다페스트 등에 Tck 의류 매장 개점을 준비 중이다. 파티를 즐기는 모든 사람을 환영하는 곳이다.”  

홍혜진 기자

촬영협조=최재희(모델·수 댄스학원), 살롱 루즈(헤어&메이크업), 지스타·리복·컨버스(의상)


테크토닉 열풍 비결은 … ‘클럽에서 광장으로’ 끝없는 진화

 Tck는 새롭게 등장한 음악이자 힙합과 레이브, 브레이크 댄스 등이 혼합된 독특한 춤이다. 인기 높은 의류 브랜드이기도 하다. 게다가 파리의 나이트클럽에서 벌어지는 즐거운 파티 이름도 Tck다. 지난해 9월 세계적인 대중음악 축제인 ‘파리 테크노 퍼레이드’에서 유럽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으며 젊은 문화의 아이콘으로 급부상했다.

◇클럽 파티로 시작=Tck는 7년 전 프랑스 파리의 ‘메트로폴리’ 나이트클럽에서 매달 한 번 열리던 파티에서 시작됐다. 파티의 이름은 ‘테크토닉 킬러’. 클럽의 아트 디렉터 알렉상드르 바루즈댕과 시릴 블랑은 기존의 획일적인 테크노 음악과 다른, 북유럽의 ‘하드 스타일’을 내세웠다. 사람들은 새 스타일의 음악에 맞춰 기존과 다른 춤을 추기 시작했고 이들은 여기에 맞는 음악을 찾아냈다. 반복되는 리듬의 중독성 강한 음악은 춤과 함께 Tck 열풍의 도화선이 됐다.

◇광장의 댄스 배틀=매달 메트로폴리에서 열리는 Tck 파티엔 8000명이 넘는 인파가 몰리고 있다. 화려한 팔동작과 리드미컬한 몸짓에 중독된 Tck 팬들은 자신이 춤 추는 모습을 촬영해 대표적인 UCC 사이트인 유튜브와 데일리모션 등에 올렸다. 신나고 재미있는 동영상에 반한 젊은이들은 어두운 클럽에서 나와 밝은 거리 위에서 ‘Tck 춤판’을 벌이기 시작했다. 젊은이들이 대도시 광장에서 함께 어울려 춤을 추고 댄스 배틀(시합)을 벌이는 건 이제 익숙한 광경이 됐다.

◇독특한 패션 스타일=Tck 추종자들은 몸에 꼭 맞는 바지와 티셔츠를 입고 두툼하고 무거운 농구화, 혹은 코가 뾰족한 구두를 즐겨 신는다. 힙합에 밀려 사라졌던 70~80년대의 복고풍 옷차림이 Tck 열풍을 타고 돌아온 것이다. 이들은 옆머리를 밀거나 무늬를 새기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스모키 화장법으로 검게 칠한 눈가에 크고 작은 별도 그려 넣는다. 별은 해골과 함께 Tck를 상징하는 마크로 통한다. Tck 패션엔 남녀 구별이 별로 없다. 화장이나 화려한 의상 그 자체가 Tck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남자만 놓고 본다면 진정한 ‘메트로섹슈얼(중성적인)’ 스타일인 셈이다.

◇Tck 전용 미용실도 운영=Tck는 독특한 상업화 전략으로도 유명하다. 유행이 형성되면 누구나 모방할 수 있었던 기존의 음악이나 춤과는 다르게 Tck는 상표권이 등록된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처음에 파티명(名)을 보호하기 위해 상표권을 신청했던 것이 아무나 함부로 사용할 수 없는 회사명(名)이 됐다. Tck의 공동 대표인 알렉상드르 바루즈댕과 시릴 블랑은 세계적인 음반회사 EMI와 독점 계약해 Tck 음반도 출시했다. Tck는 현재 의류, 액세서리, 에너지 음료 등을 독점적으로 판매하는 기업이다. Tck 공식 댄서를 고용하는 댄스 아카데미, Tck 헤어스타일 ‘크레트(crete)’를 전문적으로 연출해주는 미용실 등 모든 관련 사업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바다 건너 한국 상륙=프랑스 내에서 Tck는 완전한 ‘문화 코드’로 인정받았다. 반짝 떴다가 사라지는 춤이 아니라 한 세대의 사고방식과 삶을 결정짓는 사회의 한 스타일이 됐다. 더 나아가 주변 유럽국은 물론 미국과 일본 등에도 소개됐다. 트렌드에 민감한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발빠른 네티즌들은 벌써 각종 인터넷 사이트를 뒤져 해외의 Tck 동영상을 접하고 있다. 22일 강남의 한 클럽에선 국내 처음으로 Tck 파티도 열린다. 여기에선 Tck의 패션 스타일과 춤, 음악 등이 소개될 예정이다. 과연 한국에도 Tck 열풍이 이어질 것인지 주목된다.

강승민·임주리·홍혜진 기자



테크토닉은 촌티 나는 복고풍 ? 텔미와 닮은꼴

 촌스러워 보이는 원색의 강렬한 화장과 알록달록한 티셔츠. 1980년대를 떠올리게 하는 Tck의 이런 스타일은 지난해 국내 시장을 평정한 ‘텔미’와 닮았다. ‘Tck 전도사’를 자처하는 연세대 교환학생 마르코(25)는 “한국에 텔미가 있다면 프랑스엔 Tck가 있다”고 말한다. 정말 복고가 트렌드인 것일까. 텔미도, Tck도 왜 복고일까.

“원더걸스를 보니 마돈나가 떠올랐다”는 주부 안승옥(50)씨의 말처럼 텔미 열풍의 키워드는 ‘복고’였다. 텔미는 80년대 인기곡 ‘투 오브 하츠’를 샘플링한 데다 패션도 철저히 복고를 지향했다. 풍성한 헤어스타일, 짙은 아이섀도와 핑크빛 립스틱, 과장된 믹스 앤드 매치가 확실히 ‘촌티’났다. 가수만 인기를 얻은게 아니라 대중 스스로도 이 패션을 소화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G마켓에선 아직도 ‘원더걸스’ 관련 패션 아이템이 600여 개나 된다.

Tck 역시 복고가 핵심이다. 타이트한 티셔츠와 바지, 발목 위로 올라오는 화려한 운동화, 닭벼슬처럼 세운 특이한 헤어스타일과 짙은 화장이 80년대 런던 거리를 누비던 ‘펑크’족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펑크는 기존 세대에 대한 반항심을 표출하며 파격적인 패션을 선보였다. 타이트한 검정 바지와 줄무늬 스웨터, 가죽 재킷, 요란한 헤어스타일, 안전핀과 징으로 장식해 일부러 찢은 옷은 펑크의 상징이었다. 공격적인 슬로건이 새겨진 티셔츠는 ‘저항’ 정신의 표출이었다. 1981년 펑크 스타일의 창시자 비비언 웨스트우드는 할렘가의 벽면 낙서를 패션에 도입할 정도로 ‘도발’과 ‘파격’을 펑크 정신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현재 Tck를 즐기는 이들은 사회에 대한 저항이나 불만을 표출하기 위해 그런 패션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 이들에게 복고는 ‘촌스럽지만 독특하고 재미있는 놀이’일 뿐이다. 대신 펑크 스타일을 좀 더 멋스럽게 재해석한다. 헤어스타일도 미래 지향적인 느낌을 주고, 과장된 액세서리를 주렁주렁 매달기보다는 하나라도 포인트를 제대로 주는 것에 신경을 쓴다. 눈가에 별을 그린다거나, 심플한 티셔츠에 화려한 운동화를 매치하는 식이다.

고려대 현택수(사회학과) 교수는 복고 열풍을 이렇게 진단했다. “복고는 기성 세대와 신세대를 모두 만족시킨다. 젊은 세대에게 촌티는 세련미만큼이나 시선을 끈다. 복고는 창조와 마찬가지로 새로움과 낯섦을 동반하는 재창조다.”

임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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