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목] 인수위 “원전 수출 육성” 소식에 급반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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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연초 외국인 매도 공세의 표적이 됐던 두산중공업에 호재가 겹쳤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13일 원자력산업을 수출산업으로 육성한다고 밝히자 두산중공업이 바로 수혜주로 꼽혔다. 이 회사는 한국형 원전의 독점 공급업체이기 때문이다. 14일에는 ‘깜짝’ 실적도 발표했다. 지난해 수주 7조230억원, 매출 4조895억원, 영업이익 2833억원을 기록했다. 수주는 132%,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7%와 36% 늘어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이었다.

주가는 바로 반응했다. 14일 오전부터 강세로 출발한 두산중공업은 전날보다 11.5% 오른 12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기계업종(9.2%)이 두루 올랐지만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성적이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말부터 외국인 매도의 표적이 돼 왔다. 중국 관련주라는 이유에서다. 11월 초 19만원이던 주가가 올 1월 말에는 9만2100원까지 밀렸다. 하지만 실적이 뒷받침해 주고, 정부 정책의 수혜주로 부상하자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모습이다.

인수위 측은 대형 상용 원자로를 연간 2기씩 수출해 매년 5조원씩의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인도네시아·베트남·태국 등 한국형 원전에 관심이 있는 국가가 많고, 루마니아와도 기술협력 협정이 체결돼 있어 실현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한다.

미래에셋 증권 양희준 애널리스트는 “국내 원전의 사업비 비중을 볼 때 두산중공업은 매년 1조5000억원의 수주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향후 5년간 영업이익도 8318억원이 늘어날 전망이다. 미래에셋은 그러나 원자력 수출이 아직 계획 단계임을 고려해 두산중공업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와 19만2000원의 목표주가를 그대로 유지했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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