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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치 한 큰술 + 햇살 한 줌 … 부모님 위한 사랑의 레시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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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기병·야맹증·괴혈병 등 영양결핍성 질환은 이제 의학도서관에서나 찾을 수 있을 만큼 희소병이 됐다. 오히려 요즘은 비만·고혈압·당뇨병·심장병·뇌졸중 등 영양 과잉 질환이 대세다. 그러나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영양소 가운데 아직도 일부는 섭취 부족 상태다.

미국의 생화학자 로저 윌리엄스는 “어느 하나의 영양소가 필요 수준 이하가 되면 생명의 사슬(chain of life)이 약해져 질병을 일으킨다”고 경고했다. 오케스트라에서 연습이 부족한 한 명이 전체 하모니를 망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인에게 결핍되기 쉬운 영양소 네 가지와 보충법을 알아보자.

◇칼슘=2005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 국민은 칼슘 섭취에 인색하다. 하루 권장량(700㎎)의 76%를 섭취한다. 안동대 식품영양학과 권인숙 교수는 “칼슘은 뼈를 구성하고, 뼈 건강을 좌우한다”며 “칼슘 섭취가 부족하면 골절·골다공증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고 경고했다.

부족한 칼슘을 보충하는 데는 우유나 유제품이 최고다. 우유 한 잔만 마셔도 하루 권장량의 30%를 채운다. 우유가 체질에 맞지 않는다면 멸치·뱅어포 등 뼈째 먹는 생선, 미역 등 해조류, 산나물 등 짙은 녹색 채소가 대안이다. 두부에도 많지만 사골국엔 적다.

칼슘 보충에 가장 신경 써야 할 연령층은 노인이다. 우유를 노인이 잘 소화시키지 못한다면 요구르트라도 하루 한 병 이상 마셔야 한다. 칼슘의 체내 흡수율은 10∼40%에 불과하다. 흡수율을 높이려면 가공식품·인스턴트 식품의 섭취를 줄여야 한다. 가공식품에 든 인이 칼슘의 흡수를 방해해서다.

◇비타민 D=70대 이상의 여성(120명)에게 ‘칼슘 1200㎎+비타민 D’를 매일 제공했더니 3∼5년 뒤에도 엉덩이 뼈밀도가 감소하지 않았다는 논문이 발표됐다(임상내분비학·대사지 올 1월호). 노인의 뼈 건강을 위한 최선의 레시피는 ‘칼슘+비타민 D’라는 것이 논문의 요지다.

강남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김경수 교수는 “비타민 D가 뼈 건강에 유익한 것은 소장에서 칼슘이 잘 흡수되도록 돕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국민, 특히 여성의 비타민 D 결핍은 심각한 상태다. 3년 전 유럽·남미·아시아·중동 지역 18개국 55세 이상 여성 골다공증 환자 1285명을 대상으로 혈중 비타민D 농도를 비교한 결과, 한국이 최하위를 기록했다. ‘피부 상한다’며 햇볕 쬐기를 꺼려한 탓이다.

비타민 D를 보충하려면 ‘인간 해바라기’가 돼야 한다. 나무가 광합성을 해서 포도당을 만들듯 햇볕을 받으면 사람의 피부에서 비타민 D가 생성된다. 별명이 선샤인 비타민인 것은 이래서다.

햇볕을 충분히 쬐면 굳이 식품을 통해 비타민 D를 섭취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바깥 나들이가 적은 노인, 늘 자외선 차단크림을 바르고 외출하는 여성, 야간·지하 근무자는 등푸른 생선·비타민 D가 강화된 우유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

◇오메가-3 지방=우석대 외식산업조리학과 정문웅 교수는 “여러 지방 중에서 건강에 가장 유익한 것은 불포화 지방의 일종인 오메가-3 지방(DHA·EPA·리놀렌산)”이며 “한국인에게 가장 결핍되기 쉬운 것도 오메가-3 지방”이라고 말했다.

오메가-3 지방의 섭취를 늘리려면 정어리·고등어·꽁치·연어·삼치·청어 등 등푸른 생선(DHA·EPA 공급원)이나 들깨기름·아마씨기름·호두 등(리놀렌산 공급원)을 즐겨 먹어야 한다.

◇식이섬유=한국영양학회가 설정한 하루 식이섬유 섭취 권장량은 20∼25g. 세계보건기구(WHO)의 권장량은 이보다 많은 27∼48g이다. 그러나 한국인의 하루 식이섬유 섭취량은 18.2g으로 부족한 상태.

서울여대 식품영양학과 이미숙 교수는 “식이섬유는 물에 녹는 수용성과 그렇지 않은 불용성이 있다”며 “수용성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데, 불용성은 변비 예방에 유용하다”고 조언했다.

불용성 식이섬유는 도정이 덜된 현미·통밀·보리 등 전곡(田穀), 콩·채소의 줄기 부위, 과일의 껍질 부위에 많다. 수용성 식이섬유는 감귤·사과 등 과일, 콩·귀리·보리·해조류에 풍부하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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