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주먹구구로 하다간 몸만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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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력이나 음력으로 해가 바뀔 때, 봄이 시작될 때쯤 사람들은 결심한다. “올해는 건강을 챙기리라”고. 담배나 술을 끊고, 운동을 열심히 하겠다고. 그리고 헬스클럽의 광고 전단을 손에 들고 어느 날 불쑥 헬스클럽으로 쳐들어간다.

그런데 이 운동이라는 것이 쉽지 않다. 꾸준히 계속하기가 어렵다. 힘이 들고 여기저기 아프기 때문이다. 한두 주일 만에 굳은 의지는 사라지고 여력조차 없어진다. 운동을 계속하지 못할 만큼 힘이 드는 이유는 간단하다. 운동방법이 잘못된 것이다.

운동에도 방법이 있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의사나 전문 트레이너의 도움을 얻어 몸상태를 진단하는 것이다. 그래야 몸에 맞는 운동처방을 받을 수 있다. 제로휘트니스의 양재봉 선임 트레이너에게서 실제로 헬스센터에서 이뤄지는 신체 진단과 운동 처방에 대해 들어봤다.

자신의 몸상태부터 파악하라

헬스클럽에 나오자마자 트레드밀(러닝머신) 위를 질풍처럼 달리고 운동기구를 닥치는 대로 들어올리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하다간 인대·연골을 다치거나 심장에 부담을 주기 십상이다. 운동은 천천히 시작하는 게 좋다. 우선 운동을 하는 목적을 분명히 해두자.

헬스클럽에 가는 사람들의 목적은 비슷하다. 대개 살을 빼거나 몸을 불리는 것이다.

살을 뺀다는 말은 몸에 쌓인 잉여지방을 연소시킨다는 뜻이고, 몸을 불린다는 것은 근육량을 늘린다는 뜻이다. 지방연소를 위해서는 달리기ㆍ걷기 같은 ‘유산소운동’을, 근육량 증대를 위해서는 웨이트 트레이닝 같은 ‘무산소 운동’을 많이 해야 한다.

그렇다면 지방을 얼마나 어떻게 태우고, 근육을 얼마나 어떻게 불려야 하나.

이는 체성분 측정표만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요즘 어지간한 헬스클럽은 체성분을 분석해주는 기계(체성분 분석기)를 가지고 있다. 이 기계는 검사하는 사람의 몸상태를 비교적 정확하게 보여준다.

먼저 자신의 체중이 어떻게 이뤄져 있는지 알 수 있다. 체중은 크게 체지방량과 제지방량의 두 가지로 나뉜다. 제지방량이란 체중에서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을 뺀, 나머지 근육·골격·혈액 등의 무게를 말한다. 단백질과 체수분의 합이 근육량, 근육량과 무기질의 합이 제지방량이 된다.

또 팔과 다리의 수분 분포도는 근육의 상태를 보여준다. 이러한 수치들을 통해 자신의 비만이나 신체발달 정도를 알 수 있다.

뛸 것인가 들 것인가

헬스클럽에서 상담하는 이들 중엔 복부비만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이 가장 많다. 복부비만의 정도는 복부비만율(허리 둘레/엉덩이 둘레)로 나타낸다. 남자 0.9 이상, 여자 0.8 이상이면 복부ㆍ내장지방형이다. 이 같은 진단에 따른 운동 처방의 예를 보자.

복부ㆍ내장지방이 발달한 샐러리맨 A씨. 그는 떡 벌어진 체격에 큰 골격을 가지고 있으나 신진대사가 느려 체중이 쉽게 는다. 물만 마셔도 살이 찐다. A씨에게는 운동 횟수를 늘리고 유산소운동을 많이 하라는 처방을 주었다. 스트레칭과 체조, 느린 달리기로 몸을 푼 다음에 본운동으로 근력운동을 약 30분, 러닝을 30~40분 정도 하도록 했다.

A씨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근력운동을 달리기 못잖게 열심히 해야 한다는 점이다. 근육은 지방을 연소시키는 공장과 같다. 다이어트 과정에서 근육량을 늘리는 운동은 필수적이다.

반면, 살이 잘 찌지 않는 B씨. 그는 체지방과 근육량이 모두 적다. 이런 사람들은 신진대사가 빨라 체중이 쉽게 늘지 않는다. 체성분 측정 결과 표준체중에서 근육량이 70% 미만이고 체지방률도 남자 15% 미만, 여자 20% 미만으로 나오고 복부지방률도 남자 0.75, 여자 0.7 이하라면 깡마른 체형이라고 볼 수 있다.

B씨는 근육의 크기를 늘리기 위해 운동강도(속도와 중량)를 높여야 한다. 근육운동을 주로 하고, 유산소운동은 준비운동과 마무리운동 삼아 가볍게 뛰는 정도가 적당하다. 운동강도를 높이다 보면 통증을 느낄 수 있는데, 이 경우 절대 아픈 부위의 운동을 계속해서는 안 된다.

B씨에겐 운동 못잖게 식사가 중요하다. 하루에 5~7끼, 식사는 단백질 25~30%, 탄수화물 50%, 지방 20~25% 비율로 한다. 단백질 같은 보충제를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 그러나 반드시 의사의 조언을 구해야 한다. 단백질 보충제는 사람에 따라, 그리고 건강상태에 따라 몸에 부담을 주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허진석 기자 huhbal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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