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美.中 무역전쟁의波長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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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지적재산권(知的財産權)협상의 결렬로 미국(美國)과 중국(中國)이 서로 보복조치를 취할 것을 밝히고 나서는등 양국간 무역마찰이 심화되고 있다.세계경제의 안정과 교역의 신장을 위해 이러한 경제마찰의 심화,나아가 무역전쟁으로의 비화는 결코 바람직한방향이 아니다.양국 정부가 강력한 무역보복조치들을 발표하고 있는 중에도 일단 발효시한을 이달 26일로 늦춰잡고 있고,이 기간중 협상의사를 피력하고 있는 것등은 양국 모두 대화를 통한 사태해결을 희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는 점에서 다행스럽다.
지재권의 보장수준에 있어서는 선진국과 개도국의 이해가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많다.그러나 현재 중국에서 행해지고 있는 지재권의 침해정도는 국제규범상의 상궤(常軌)를 벗어난 측면이 있어보인다.물론 중국은 이번 미국 조치의 정치적 의도 를 의심하는듯하지만 지재권 분쟁을 포함한 경제적 문제들을 그런 식으로 이해하기 시작하면 일은 꼬이게 마련이다.
중국은 그동안 경제개방정책을 통해 세계무역에 있어 중요한 국가로 부상했다.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세계무역질서로의 편입을 의미하는 세계무역기구(WTO)에의 참여를 원하고 있는 상황에서중국도 이제는 적정수준의 지재권 보장등 자유무역 질서의 기본적인 규범과 의무를 준수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무역은 상호 이익을 증진하는 방향으로 추구되어야지 어느 일방만의 이익을 내세워서는 안된다.중국은 지난해 미국에 대해 2백억달러의 막대한 무역흑자를 냈다.지재권 도용(盜用)으 로 얻는 10억달러의 이익은 이에 비하면 소소한 것이다.또한 미국도 중국의 특수성을 감안하고 세계교역의 신장을 위해 매우 소중한 중국의 시장경제적변화추세에 행여 찬물을 끼얹지 않도록 세심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미중(美中)간의 무역분쟁은 협상을 통해 타결되는 것이 물론 바람직하지만 무역전쟁으로 비화할 경우 우리에게도 반사적 이익보다는 쌍무적(雙務的)압력의 증대등 무역환경의 악화,대중(對中)투자업체의 피해등 실(失)이 더욱 클 것으로 우려 된다.
이에 대한 대비 또한 소홀할 수 없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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