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에 대학로 돌아온 ‘가객 김광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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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오후 서울 대학로 학전 블루 소극장 앞마당에 가수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가 울려 퍼졌다. 학전 소극장은 1996년 이날 서른두 살 나이로 세상을 떠난 김광석이 1000회 넘게 공연했던, 김광석의 ‘마음의 고향’ 같은 곳. 이어 붉은 천에 싸여 있던 노래비(사진)가 모습을 드러냈다(본지 1월 3일자 23면). 조각가 안규철(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장)씨의 작품이다.

 ‘아름다운 노래들을 수없이 찾아내 우리들에게 들려준 영원한 가객 김광석(64~96년), 그가 95년 8월11일 이곳 학전 소극장에서 콘서트 1천회를 맞았다’는 비문의 글이 손님들을 맞았다.

 이날 제막식에는 김민기 학전 대표(김광석 추모사업회 회장), 김광석의 형 김광복씨, ‘서른 즈음에’를 작사·작곡한 강승원씨, 박학기·동물원·유리상자·드렁큰타이거·윤도현·작곡가 김형석 등 선후배· 동료들과 김광석 팬클럽 둥근소리 회원들이 참석했다.

 김씨의 절친한 친구였던 가수 박학기는 “광석이가 보고 싶을 때 꽃 한 송이를 건네고, 소주 한 잔을 따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돼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김민기 대표는 “96년과 99년 두 번의 추모 콘서트에서 모은 기금으로 노래비를 만들었다”며 “노래비 제막을 계기로 진정으로 음악을 사랑했던 그의 정신이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광석 추모사업회는 후배 가수들을 양성하는 김광석 음악재단으로 확대될 계획이다. 제막식에 이어 12주기 추모 콘서트도 열렸다. 이소라·성시경·이적·윤도현·박학기·유리상자·동물원·한동준·장필순·윈디시티·드렁큰타이거 등 많은 가수가 무대에 올라 230여 명의 관객에게 김광석의 명곡들을 선사했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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