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웨이브>美투자자 해외증시서 채권으로 이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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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94년도 미국경제는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3.8% 성장했고,물가도 2.7% 소폭 상승하는데 그쳐 A학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A학점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에서의 일반투자자들의 만족도는 그리 높지 않았던 것같다.
작년 미국의 주식시장은 현저한 등락을 거듭했으며,일반적으로 안정적 투자대상인 중기 美정부채권조차 58년이래 처음으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세계무역기구(WTO)의 출범과 함께 새해를 맞이한 투자자의 촉각은 95년 미국경제의 전망과 그에 따른 투자전략에 쏠려있다. 새해 미국경제는 지난 해의 월등한 성과에는 못미치겠지만 적당한 성장세와 비교적 낮은 물가상승으로 건전한 상승세가 이어질전망이다.
올 연초에 발간된 비즈니스 위크지는 새해 미국경제의 실질 GDP성장률이 2.6%,인플레이션율은 3.4%,그리고 실업률은 지난해의 5.3%에서 5.6%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지난해 2월부터 11월까지 여섯차례에 걸쳐 단행된 美연준리(FRB)의 공격적인 금리인상 조치로 주택과 소비자지출을 포함한내수기반이 약화되고,기업의 설비투자 열기도 식을 수밖에 없다는점을 예측의 근거로 들고 있다.
한편 투자자들은 워싱턴의 변화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공화당의 의회장악으로 95년은 세제개혁안이 통과된 86년 이래 조세정책에 대한 개편 논의가 가장 활발한 한해가 될것이기 때문이다.공화당의 조세감면 정책과 클린턴 행정부의 대응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결국 연방기금금리(Federal Funds Rate)의 인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이는 4년째 경기확장기에 접어든 미국경제라는 비행기를 올해안에 연착륙시키는 美FRB 의장 앨런 그린스펀의 강력한 의지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왜냐하면 美FRB는 조세감면정책이 의회를 통과할 경우 이를경기확장및 인플레이션 자극의 신호탄으로 인식해 연방기금금리를 올 여름께 지금의 5.5%에서 6.5%이상으로 인상할 것을 강한 톤으로 시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제전망,특히 예상되는 금리인상을 고려할 때 새해에는미국자본의 해외 신흥증시(emerging market)로부터 미국내 채권시장으로의 환류현상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초에 비해 美정부채권의 수익률곡선이 크게 상향조정돼,앞으로도 2~10년짜리 美정부채권은 인플레이션율을 5%이상 상회하는 수익률을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국자본의 환류현상과 달러화의 강세가 올해 우리나라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외자유입 압력을 완화해 원화절상 추세가큰 폭으로 진전되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三星경제硏 선임연구원.經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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