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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택의 펜화기행] 양산 통도사 대웅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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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면

통도사 대웅전은 건물 두채를 붙여 지은 모양으로, T자형으로 결합된 지붕 중심에 청동 찰간대가 있는 독특한 건물로 국보 제290호입니다.

화려한 기단석은 신라 선덕여왕 15년(646) 자장스님이 초창할 때 설치했다는 주장이 있으나 임진왜란 때 불에 타서 조선조 인조 22년(1644)에 중건된 건물보다는 오래된 것이 확실합니다.

지붕에는 조선시대에 만든 철제기와와 청동기와가 남아 있습니다. 수막새가 흘러내리지 못하도록 길이 30cm의 큰 쇠못을 박고 그 못대가리가 녹슬지 않도록 백자연봉을 올려놓았습니다. 고급 건축방식입니다. 건물 뒤편에 부처님의 사리를 모신 금강계단이 있어 법당안에 부처님을 모시지 않았습니다.

그림을 그리다 대웅전 기단의 우측이 좌측보다 약간 낮은 것을 발견했습니다. 왜 그럴까요? 수평잡는 기술이 부족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우리 선조님들이 뛰어난 자연친화 정신을 갖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통도사는 비탈진 계곡에 자리잡고 있어 기단을 완벽한 수평으로 만들면 모든 법당의 기단이 한쪽으로 우뚝 솟게 되어 지형에 거슬리는 흉한 모양이 됩니다.

조상님들은 낮은쪽의 기단을 약간만 높여 큰 차이를 두지 않는 대신 기둥 길이로 건물의 수평을 맞췄습니다. 서양건축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건축방식입니다. 자연에 순응할수록 인간의 마음은 편안해지는 것을 알았던 것입니다.

김영택 한국펜화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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