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식량난 최악-흉작보험 2억弗 로이드社에 요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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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북한은 극심한 식량난에 대비해 지난 90년 로이드社의「흉작보험」에 가입한 뒤 매년 1천만달러의 보상금을 요구했으나 올해엔무려 21배가 늘어난 2억1천만달러(1천6백80억원)를 요구한것으로 26일 알려졌다.
북한문제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북한은 농업생산력이 급격히 떨어지자 이를 보전하기 위해 지난 90년 로이드사와 재보험 협약을 체결했다』며『지난 3년간 1천만달러씩 요구해 5백만달러를보상금으로 받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해는 이보다 훨씬 많은 2억1천만달러 이상을 요구해북한이 극심한 식량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이 소식통은 『로이드측이 북한측 요구가 대폭 늘어난데 따른 현황을파악하기 위해 보험전문가의 북한파견을 요청했으 나 평양(平壤)측이 거절해 대신 영국.호주의 농업전문가들이 최근 북한을 방문해 작황(作況)을 조사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또다른 소식통은 『북한의 보상 요구액이 대폭 늘어난 이유는 무엇보다도 북한의 식량문제가 심각하다는 반증』이라고 분석하면서북한이 가용한 외화를 식량수입에 최우선 배정해온 사실을 지적했다. 북한의 식량사정 악화는 불리한 자연조건과 집단농장체제의 경직성이 빚어낸 구조적 문제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견해다.경지면적이 2백만㏊지만 곡물 재배면적은 1백60만㏊(40만㏊는 과수원.뽕밭)에 불과한데다 외화와 원유가 부족해 비료.농약등 농업관련산업이 제기능을 하지못해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는것이다.북한은 86년이후 부족한 식량이 매년 평균 2백만t(한국농촌경제연구원 추정치)에 달해 감량배급과 곡물 수입을 통한 물량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획득한 외화를 곡물수입에 최우선 배정해 지난해에는 1백9만t의 곡물을 수입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특히 93년이후 식량난이 심각한 위기상황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는 이유는 북한농업의 구조적 문제와 함께 비료.농약의 부족으로인한 병충해의 발생에 그 원인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북한전문가들은 지금이야말로 민족공동체의 입장에서 남북한간 경제협력을 통한 농산물지원과 농업교류방안 모색이 절실할 때라고 지적하고 있다.
〈金成進외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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