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세 최연소 미국 최고갑부 빌 게이츠 스토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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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12월6일 오전 中央日報 호암아트홀에서 역사적인 첫 한국 강연에 나서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은 세계 컴퓨터업계를한 손에 넣고 좌지우지하는 거물 사업가이자 탁월한 통찰력으로 인류의 21세기에 대한 비전을 끊임없이 제시하고 있는 선각자이기도 하다.그런가하면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그의 말과 행동은 늘 세계적인 화젯거리다.빌 게이츠 그는 누구인지,알아본다.
[편집자註] 지난 5월23일 미국(美國)애틀랜타의 도심에 자리잡은 조지아월드 콩그레스센터에는 오전 11시부터 시작되는 한젊은이의 강연을 듣기 위해 컴퓨터 관련 전문가와 업체 관계자및보도진등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강연장의 대형 시계가 11시를 가리키자 무대 뒤켠에서 훤출한키의 한 젊은이가 뜨거운 조명을 받는 가운데서도 긴장하는 기색도 없이 다소 건들거리는 걸음걸이로 단상 앞쪽으로 걸어 나왔다. 그러나 이 젊은이의 자유분방한 행동과는 달리 10여 초에 불과했던 이 짧은 시간에 강연장은 찬물을 끼얹은 듯 숙연했고 그가 꾸벅 인사를 하자 참석자들은 일제히 기립박수를 보냈다.
바로 이 사람이 「소프트웨어의 황제」로 일컬어지는 빌 게이츠美마이크로소프트社의 회장이다.올해 39세인 그는 이미 몇년 전부터 「미국 최고의 갑부」타이틀도 거머쥐고 있다.
1시간 넘게 진행된 이날 강연에서 빌 게이츠 회장은 왼손을 검은색 양복 바지 주머니에 찔러 넣은 채 한편으로는 논리적이고도 해박한 지식을 과시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유치원생같은 천진난만한 비전을 제시하며 21세기 컴퓨터생활에 관한 자신의 소견을 펼쳤다.
빌 게이츠가 창립한 마이크로 소프트는 현재 연간 매출액이 46억5천만달러.42개국에 모두 1만6천명을 고용하는 세계적인 소프트웨어업체다.
지난 81년 발표된 이 회사의 대표적인 제품 「MS-DOS」는 PC를 움직이기 위한 기본 소프트웨어인 운영체제(OS)로 지금까지 전세계 PC의 90% 가까이 장착돼 있다.그래서 사람들은 마이크로 소프트를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이 라 부른다.
빌 게이츠는 지금도 하루 15시간이상 일한다.아침 일찍 출근한 이 회사의 직원이 발에 걸리적거리는 것이 있어 살펴 보았더니 밤늦게 일하다가 쓰러져 잠든 빌 게이츠회장이었다는 일화는 이 회사에서 유명한 이야기다.
그는 미국 어린이들의 우상이다.허름한 청바지와 부스스한 머리,건들거리는 발걸음에 느릿느릿한 빌 게이츠의 말투는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이 됐다.
토론장에 가면 결코 물러서지 않는 고집,스포츠카를 몰고 시속2백㎞로 달리는 스피드광,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컴퓨터업계의 불량배」라고 비꼬기도 한다.
그러나 그는 국내 비행기 여행때는 항상 값싼 이코노미클래스 좌석을 이용하고 맥도널드 햄버거를 즐기는 소박하고 검소한 사업가다. 빌 게이츠는 올해 美경제전문지 『포브스』의 미국 4백대부호명단에서 자산규모 93억5천만달러(7조5천여억원)로 당당히1위에 올랐다.지난 92년에 이어 두번째다.이 잡지는 그를 4백대 부호 선정사상 최연소이자 최고갑부로 소개했다.
그는 또 자신의 재산을 자녀들에게 단지 1천만달러만 물려주고나머지는 모두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공식 발표해 또 한차례 화제를 모았다.
빌 게이츠는 자신의 소득을 「마이크로 소프트 멀티미디어공화국」을 건설하는데 사용하고 일부는 자신의 어머니가 생전에 운영하던 자선단체등에 기부하고 있다.
〈李元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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