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연락사무소 최저수준 개설-韓.美외무회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北-美제네바 회담 합의이후 처음 열린 9일의 韓美외무장관 회담에선 북한의 합의사항 성실 이행을 이끌어내기 위한 방안이 깊이 논의되고 「韓美간 긴밀한 공조체제 유지 필요」가 합창됐다.
한승주(韓昇洲)외무장관과 워런 크리스토퍼 美국무장관은 코리아에너지개발기구(KEDO)구성과 향후 역할에 대해서도 논의,대북(對北)경수로 지원사업에서 한국이 중심적 역할을 한다는데 도 인식을 같이했다.
두 장관은 한반도및 주변질서 재편을 놓고 평화체제 전환과 이를 보완하는 동북아 다자안보협력등에 대해서도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 두장관은 먼저 北-美합의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군사적 위협은 계속되고 있다는 데 견해를 같이했다.
크리스토퍼 장관은 비록 핵타결이 이루어졌지만 북한은 아직도 재래식 군사력으로 동북아 지역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며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있는한 주한미군의 어떤 감축도 결코 없을것임을 분명히 밝혔다.그는 또 자신의 한국방문 주목적이 미국의대한(對韓) 안보공약과 3만7천명의 주한미군 계속주둔을 재확인하려는 것이라고 전제한뒤 北-美합의문에 주한미군수준 문제가 포함되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韓美는 또 대북경수로.대체에너지 지원등에 대한 구체적 사안은국제컨소시엄인 KEDO에서 논의키로 하는 한편 한국정부가 이 기구에서 중심역할을 한다는데 견해를 같이했다.
韓장관은 경수로지원사업에서 노형(爐型)선정,건설공사 참여등에있어 한국의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참여 의사를 밝히고 크리스토퍼장관은 이에 동의했다.
KEDO의 참여국,구체적인 자금분담 문제는 이달 중순 韓.美.日 고위실무회의에서 논의키로 했다.
***北-美관계 크리스토퍼 장관은 이어 『北-美연락사무소는 국제협약이 허용하는 최저수준이 될 것』이라며 연락사무소가 대사급 수교관계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남북관계의 진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北-美관계 개선이 남북관계 진전과 보조를 맞춰야한다는 韓장관의 주장에 이같이 답변하고 『남북대화는 北-美합의서 명시 사항』이라는 점을 들며 남북간 직접대화를 통한 한반도긴장완화가 北-美관계 개선의 전제조건임을 거듭 확인했 다.
이와함께 북한이 남북대화 재개에 응하도록 하기 위해 연락사무소 개설 자체를 남북대화와 동일 티켓으로 처리하는 방안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스토퍼 장관은 『북한과의 완전한 국교정상화를 위해선 북한의 인권및 미사일,테러지원등 산적한 문제들이 남아있다』며 『북한이 이같은 문제들을 해결하기 전에는 국제사회의 완전한 성원국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北-美관계 개선에 좀더 많은 시간이 필요함을 간접적으로 표시했다.
***평화체제 현재의 정전협정을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문제와 관련,韓장관은 장기적으로 남북한 기본합의서에 따르되 남북한 당사자가 직접 토의해야 할 사안이라는 입장을 밝혔고 크리스토퍼 장관은 이를 지지했다.
두 장관은 장기적으로 동북아 다자간 안보체제와 같은 다자간 협력안보체제가 이 지역 안보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韓.美.日등 역내 국가간의 상호 쌍무적 안보관계가 보다 중요하다는데 견해를 같이했다.
***지역차원 협력 크리스토퍼 장관은 특히 자신의 방한(訪韓) 직전 발표된 우리 정부의 남북기업인 접촉금지 해제조치 결정에 대해 『남북한 관계의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높이 평가한뒤북한이 핵협정을 충실히 이행할 경우 북한의 아시아 경제기구 가입을 지지하자고 제의했다.
〈崔相淵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