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컬 여수의 야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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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세계박람회 개최지 선정을 축하하는 불꽃놀이가 27일 오후 여수시에서 펼쳐졌다. 왼쪽은 여수의 명물 돌산대교. [여수=송봉근 기자]

여수가 모로코의 탕헤르를 제치고 2012년 엑스포 유치에 성공했다. 5년간 혼신의 노력과 엑스포 실사단의 현지 방문 때 여수 시민들이 보여준 열기가 값진 열매를 맺었다.

"여수 엑스포는 한국이 해양 대국으로, 여수는 세계적 환경 도시로 거듭날 결정적 기회다."

1993년 대전 엑스포 조직위원장을 지낸 오명 건국대 총장은 "엑스포는 단순한 전시회가 아니다"며 "처음부터 끝까지 창작의 과정이며 아이디어와 기술의 총 집합체"라고 말했다.

여수가 27일 새벽(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 142차 세계박람회기구(BIE) 총회 2차 투표에서 77표를 얻어 2012년 엑스포 개최 도시로 최종 선정됐다. 2차 투표까지 경합한 탕헤르는 63표를 얻는 데 그쳤다. 1차 투표에선 여수가 68표, 탕헤르가 59표, 폴란드 브로츠와프가 13표를 얻었다.

?미래형 해양도시=여수는 세계화와 현지화를 접목시킨 글로컬(glocal)을 통해 세계적 환경 도시로 발돋움할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여수는 '살아 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을 내걸고 지구온난화라는 세계적 관심사를 이슈화하는 데 성공했다. 여수는 엑스포를 통해 리우데자네이루 선언(92년)과 요하네스버그 선언(2002년)을 잇는 '여수 환경선언'을 이끌어낼 계획이다.

여수는 또 다도해 해상 국립공원과 한려 해상 국립공원을 품고 있는 천혜의 관광지다. 이런 경쟁력을 바탕으로 남해안 관광벨트의 거점을 꿈꾸고 있다. 해양수산개발원(해수원)의 전형진 박사는 "박람회를 통해 각종 인프라가 구축되면 여수는 미래형 해양 도시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양대국의 문을 열다=해수원에 따르면 여수 엑스포의 국내 생산유발 효과는 10조원을 넘을 전망이다. 또 박람회 동안 첨단 미래 해양기술이 여수에 모인다. 해수원의 임진수 연구원은 "한국은 이미 조선 분야에서 세계 1위"라며 "여수 엑스포는 한국이 세계 5대 해양 대국으로 올라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1조7000억원을 들여 박람회 부지와 부대시설을 조성하고 도로.공항.철도 인프라 시설 확충에도 7조7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정경민.박혜민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글로컬(glocal)=국제(global)와 현지(local)의 합성어. 그 지역 특성을 살린 세계화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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