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대입 지원 전략 ① 대학별 수능 등급 환산법이 다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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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학년도 대입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수능 결과를 토대로 목표 대학·학과에 합격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는 것은 마치 전쟁을 방불케 한다. 예년과 다른 입시제도, 학교마다 제각각인 전형 방침 때문에 학생과 학부모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아는만큼 길이 보인다'. 중앙일보 프리미엄은 수험생들이 최적의 대입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을 주고자 3회에 걸쳐 대입 지원 전략 시리즈를 싣는다.

서울대·연세대 인문계 제2외국어영역 변수 커
수능 우선선발 지원땐 논술 점수 등서 결판날 듯

2008학년도 대입전형의 가장 큰 특징은 등급제다. 이전에는 수능 성적이 표준점수·백분위·등급 등 세가지로 제시됐지만 올해는 등급만 표기된다. 대학마다 등급을 점수로 환산하는 방식이 다르고 과목당 배점도 다르므로 자신에게 유리한 곳이 어디인지 잘 살펴봐야 한다. 일반적으로 인문계는 언어 영역과 외국어 영역에, 자연계는 수리영역과 외국어(혹은 과학탐구) 영역에 더 많은 배점을 부여한다. 또 등급 간 점수 차를 전과목 동일하게 적용하는 대학이 있는가 하면 고려대나 연세대처럼 과목별로 차등 부여하는 대학도 있다.
 
■ 원점수 1, 2점 차이가 지원 대학을 가를 수 있다
등급제의 특성상 동점자가 많고 근소한 점수차로 등급이 나뉠 것으로 보인다. 2007학년도 수능성적 분석 결과 등급 커트라인(등급 경계점수와 ±1점)에 걸려있는 수험생들의 수가 이를 뒷받침한다. 언어 영역은 전체 응시생의 35%, 외국어 영역은 32%에 달하는 학생들이 커트라인에 몰려 있다. 올해도 이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표준점수나 백분위의 1점 차와 등급제의 한 등급 차는 의미가 매우 다르다. 1점 차이로 한 등급이 떨어진다면 지원 가능한 대학이 확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수능시험 가채점 결과가 등급 커트라인에 가까운 학생들은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유명 입시학원 홈페이지에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등급별 커트라인 점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학원측은 학생들의 가채점 결과를 계속 수집, 시시각각 미묘한 차이를 보이는 결과를 내놓고 있다. 수능시험 결과가 발표되기 전까지는 이를 바탕으로 대입지원전략을 세우는 학생들이 대부분일 것으로 보인다.
 
■ 수능등급 환산점수, 대학별로 잘 따져라
대학마다 등급을 점수로 환산하는 방식이 다르다. 등급간 점수차가 다르고 영역별 반영비율이 다르다. 자신의 영역별 점수 구성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유·불리를 따져봐야 한다. 예를 들어, 서울대는 정시 1단계 전형에서 인문계·자연계 모두 수리 영역에 가중치를 두어 1등급 45점, 2등급 40점 등 등급간 5점차가 발생한다. 그런데 언어 및 외국어 영역은 1등급 36점 만점에 한 등급이 떨어질 때마다 4점이 깎인다. 탐구 1과목(인문계는 제2외국어 포함)은 1등급 9점, 2등급 8점 등 1점차다(표 1).
만약 수험생 A가 언어, 수리, 외국어, 탐구(4과목) 영역을 각각 1, 1, 2, 1등급을 받고 수험생 B는 수리만 2등급을 받아다고 가정하자. 평균은 똑같이 1.25등급이지만 서울대 등급 점수로는 A가 149점(153점 만점), B는 148점으로 B가 A에 비해 1점 뒤지게 된다.(사례 1).

연세대의 경우 인문계는 언어, 수리 나, 외국어 영역 모두 각각 1등급에 100점을 부여하고 사회 탐구영역만 50점을 부여한다. 제2외국어, 한문 영역은 인문계 중에서도 인문학부·어문학부에만 가산점 10점을 주되, 이 영역에 응시하지 않았더라도 기본점수 8점을 준다. 자연계는 언어와 외국어 영역은 각 1등급에 100점을 주고 수리 가와 과학탐구영역은 각각 150점을 만점으로 부여한다(표 2).
 
고려대의 경우 언어, 수리, 외국어는 각 1등급에 200점을 주고, 탐구 영역(3과목 반영)은 1등급에 100점을 부여한다. 또한 인문계는 제2외국어, 한문 영역에 가산점을 두어 1등급에 5점을 준다. 고려대는 영역별·등급 간 점수가 모두 달라 전체 환산점수에 세밀한 차이가 생긴다(표 3).

연세대와 고려대 모두 수리 가와 과학탐구의 가중치가 높고 등급간 점수 차도 크다. 따라서 이 영역 등급이 우수할수록 유리하다.
예를 들어 언어, 수리 가, 외국어, 과탐(3)에서 2, 1, 2, 1등급을 받은 수험생 Y양은 평균 1.5등급이다. 이는 연세대 환산점수로는 395.2점(400점 만점)이고, 고려대 환산점수로는 396.0점(400점 만점)이다. 이에 비해 수험생 E양은 언어, 수리 가, 외국어, 과탐(3)을 1, 2, 1, 2등급을 받아 평균 등급은 1.5로 같지만, 연세대 환산점수로는 392.8점이고, 고려대 환산점수로는 393.7점이다. 수험생 Y양보다 각각 2.4점, 2.36점이 뒤진다(사례 2).

서울대와 연세대 인문계열 지원시에는 제2외국어 영역이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또 연세대가 고려대보다 학생부나 대학별고사 성적이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만약 수능 우선선발을 노린다면 최상위권 학과일수록 동점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므로 논술 등에 신경 써야 한다.

한편 한양대는 영역별 등급 점수에서 수리의 1, 2등급간 점수차가 1.5점으로 언어·외국어 2.5점차, 탐구 3점차에 비해 적다는 점이 특징이다. 영역별 반영 비율은 인문계가 언어 30%, 수리 나 25%, 외국어 30%, 사탐(3) 15%, 자연계는 언어 15%, 수리 가 35%, 외국어 35%, 과탐(3) 15%로 인문·자연계 모두 외국어 영역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다(표 4).

예를 들어 언어, 수리 나, 외국어, 사탐(3)을 1, 3, 1, 3등급을 받은 수험생 H군은 평균 2등급으로 한양대 환산점수로는 392.9점(400점 만점)이다. 수험생 L군은 4개 영역 모두 2등급을 받아 평균 등급이 H군과 같지만 환산점수는 390.7점이다. 한양대 기준으로는 외국어 및 언어를 잘한 수험생 H군의 점수가 그렇지 못한 L군보다 2.2점 앞선다(사례 3).

이와 같이 수능 평균등급이 같더라도 대학별로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따라서 영역별 환산점수를 잘 따져보고 가장 유리한 대학에 지원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프리미엄 최은혜 기자 ehchoi@joongang.co.kr
도움말=청솔학원 www.cheongso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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