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업계 금강산 개발참여 과열 조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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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업계의 대북한(對北韓)진출전략수립이 한창인 가운데 특히 금강산 개발추진쪽에 관심을 쏟는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금강산개발사업은 단일 기업으로서는 엄두를 내기어려운 대규모사업으로 특정업체의 개별 접촉만으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지나친 경쟁은 북한의 전략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북한은 외화벌이 중점사업으로 80년대 중반 기초조사작업을 거쳐 93년 금강산개발계획을 수립하고 중국등지에서 국내기업들과 활발히 접촉,계획서를 건네주며 참여를 권유하고있다. 업계관계자는 20일 『국내 대그룹기업은 물론,일본 대기업들도 이같은 제의를 받았고 계획서 한장씩은 대부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깊숙이 발을 들여놓은 기업은 통일그룹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본의 경제誌「財界展望」7월호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는 금강산에 객실 9백개 규모의 최고급 리조트호텔을 북조선의 허가를 받고 건설을 준비중이다.박보희(朴普熙)前세계일보사장이 무리를 해가며 김일성(金日成)사망직후 문상한 것도 이와 무 관하지 않다는게 업계의 관측이다.
미원그룹도 금강산 동북부지역에 호텔.콘도.스키장.골프장을 갖추는 대규모 관광단지 개발사업 참여를 위해 정부의 대북정책이 풀리는대로 금강산국제그룹과 가계약을 체결하기로 한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문제는 재미교포인 박경윤(朴敬允.여)씨가 회장으로 있는 금강산국제그룹이 이들 2개기업의 금강산개발을 동시에 알선하고 있다는 점이다.이와 함께 한화그룹은 지난 6월 김승연(金昇淵)회장이 북한 고위관계자를 만나 금강산에 호텔및 위락시설 건설을 제의받고 중장기적으로 참여를 검 토키로 했다.이에 앞서 89년 정주영(鄭周永)명예회장이 방북(訪北),북한측과 금강산개발사업에 합의한 현대그룹도 기회만 있으면 참여한다는 견해를 공식화하고 있다.
또 그동안 몇차례 북한을 방문한 김우중(金宇中)대우회장은 이미 합의한 남포공단개발이 시작되면 북한의 수익증대를 돕는다는 차원에서 금강산개발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해 둔 상태다.
무역진흥공사의 한 관계자는 『결국에는 국내외업체가 컨소시엄을구성,들어가야 할만큼 거대한 프로젝트여서 국내기업간의 사전 조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趙鏞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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