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결산 2.언론이 본 히로시마대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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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31억 아시아인의 화합을 추구했던 제12회 히로시마아시안게임이 세계적인 중국스타들의 대거 출전으로 전례없는 세계언론의 주목을 받은 가운데 막을 내렸다.
세계의 유수언론들은 과연 이번대회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 것일까.로이터통신과 중국 관영 新華통신,일본 요미우리(讀賣)신문의 각 취재부장등을 만나 이번대회의 운영.경기력.과제등 3가지주제에 걸쳐 이야기를 들어봤다.
-아시안게임 사상 최초로 수도가 아닌 지방도시에서 치러진 이번대회의 운영면에 대한 평가는.
▲기사누키 이타루(木佐貫至.요미우리 체육부차장)=솔직히 말해합격점을 주기에는 미흡한 감이 없지않다.중앙정부의 재정지원이 미약했던만큼「빅 이벤트」가 되지 못했으며 또한 경기운영요원의 훈련도 제대로 돼 있지 않았다고 본다.다만 지방 도시가 아시안게임을 치렀다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다.
▲가오잔민(高殿民.신화영문취재담당)=86서울.90北京아시안게임을 취재해본 경험있는 기자들의 불만이 높았다.그러나 이는 새로운 각도에서 보아야할 문제다.86.90대회는 한국이나 중국이첫 개최하는 아시안게임인데다 양국 모두 이미지 부각차원에서 상당한 정성을 쏟았다.하지만 히로시마는 인구 1백만에 정부지원도없었던 점을 감안할 때 이 정도의 불편은 감수해야한다.
▲스콧 맥도널드(로이터통신 홍콩특파원)=대회준비와 진행면에서커다란 문제는 없었다고 본다.그러나 상당수의 경기장들이 너무 멀어 기자들은 물론 선수들도 고생이 많았다.또 관중들의 수가 예상했던것보다 너무 적어 실망했다.특히 축구의 경우엔 일본이 경기할때 이외에는 텅빈 구장에서 선수들이 외롭게 뛰어 아쉬웠다. -경기력면에서의 이번대회 특징을 이야기한다면.
▲기사누키=역시 중국이 맹주임을 재확인해준 대회였다.육상.수영.체조등에서 보여준 중국의 저력은 가히 세계정상급이었다.한국과 일본의 2위 메달레이스도 있었지만 일본에 유리한 가라테.정구등이 이번대회에 채택돼 양자간의 정확한 평가를 하기는 힘든게사실이다.다만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참가로 향후 아시안게임은 큰판도변화가 예상된다.
▲가오잔민=중국이 수영이나 육상등의 경우엔 이번 대회를 위한특별한 준비를 하지 않고도 우승을 휩쓸다시피한 것은 예전보다 중국과 여타국가의 경기력차이가 더 벌어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한국같은 경우는 이들 기초종목에서의 도전을 아예 포기한채 몇몇 인기 구기종목에 집착하는것 아닌가하는 인상을 받았다.
▲맥도널드=이번 아시안게임엔 아시아의 월드스타들이 대거 출전,배드민턴.여자탁구.양궁등에서 세계정상의 실력을 뽐냈다.그러나수영과 육상등에서 중국이 이런저런 사정으로 최선을 다하지 않아보다 많은 세계신기록이 나오지 않은것은 유감이 다.
-아시안게임을 더욱 발전시키기위해 풀어야할 문제 또는 과제가있다면. ▲기사누키=가장 큰 과제였던 아시안게임의 향후 방향에대한 논의가 생략된채 방콕아시안게임을 맞게됐다.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계속 아시안게임을 유지해갈 것인지 아니면 모든 국가가 즐길 수 있는 아시안의 축제로서 승화시켜 나갈것인지는 반드시 검토돼야 한다.미주대륙의 팬암대회가 한때 각광을 받았지만 현재이름뿐인 대회로 전락하고있는 점은 곰곰이 되씹어봐야한다.
▲가오잔민=아시안게임이 갈수록 비대화,이를 소화할 나라 즉 아시안게임을 개최할 능력이 있는 나라의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형편이다.정식종목의 수량조정문제는 아시안게임의 비대화를 막으면서도 아시아인들의 우호를 증진시킬 수 있도록 신중히 검토,결정해야 할 최대 숙제다.
▲맥도널드=아시안게임은 오래전부터 중국.한국.일본 세나라의 잔치무대 인상이 짙다.많은 동남아 국가들은 재정적 문제로 경기력 향상에 신경을 못쓰고 있는 처지이기 때문에 아시아의 부자나라인 일본을 필두로 한국등도 이들 나라의 아시안게 임 참가를 도와야 할것이다.
〈히로시마=劉尙哲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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