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교통위반 몰래카메라 찍은 외국인 리처드 리스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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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이나 추월하려는 차에 내 가족이 타고있다고 생각하면 그렇게 난폭운전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경남창원시내의 교통법규위반 현장을 촬영한 비디오테이프와 사진등을10일 창원경찰서에 자진 제공한 「몰래 카메라」의 주인공 리처드 리스(41.삼성창원연수소 영어주임강사.사진)씨는 벽안의 미국인. 자신의 차안에 항상 카메라와 비디오카메라를 갖고 다니면서 교통법규위반 차량들을 촬영하는 그는 자신의 행동이 한국인의눈에 기행으로 비치는 것에 대해 오히려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그는 『한국의 저질교통문화는 위반차량들보다도 이같은 차량들을 방관하는 우리 모두에게 더 큰 책임이 있다는 생각에서시작한 일일 뿐』이라며 『당연한 일을 두고 왜 관심을 갖는지 모르겠다』고 오히려 의아해 했다.
그가 이 일은 시작한 것은 창원시내 중앙동을 걷던중 행인을 친 뺑소니차량을 목격한 적이 있는데다 매일 새벽마다 즐기는 자전거타기 도중에 자신을 칠뻔한 트럭운전사가 사과 한마디 없이 달아난 일을 겪고나서 부터.
『이처럼 기막힌 일에 대해 한국사람들이 무관심한 것에 더욱 분노했다』는 그는 11세때 미국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머리에 중상을 입은 적이 있기 때문에 교통위반차량을 보면 더욱 화가 난다는 것이다.
시내에서는 시속 40~50㎞ 이상을 절대로 넘지 않는 모범운전자인 그는 미국 뉴욕주립대를 거쳐 컬럼비아교육대학원에서 영어교육학을 전공했으며 81년부터 3년동안 주한미군으로 근무하고 귀국한 이후 88년 재입국,영어강사등으로 일해오면 서 한국인(34)과 결혼했다.
[昌原=金相軫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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