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 민주당 합당 공식 선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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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대선 후보와 오충일 대표, 민주당 이인제 대선 후보와 박상천 대표는 12일 국회에서 4자 회동을 하고 합당과 후보 단일화 원칙에 합의했다고 선언했다.

이로써 2003년 11월 열린우리당 창당 이후 새천년민주당과 열린우리당으로 양분됐던 범여권은 4년 만에 단일 정당 체제로 회귀했다.

이들은 회동 후 발표한 공동선언문에서 당명을 '통합민주당'(약칭 민주당)으로 하고 정책 노선은 '질 좋은 경제성장과 서민 중산층 보호를 병행하는 중도개혁주의'로 합의했다.

또 ▶오충일.박상천 공동대표 체제 ▶최고위원회 양당 동수 구성 ▶내년 6월 첫 전당대회 개최를 합의했다.

후보 단일화와 관련, 4인은 20일까지 두 차례 TV 토론을 한 뒤 23~24일 전 국민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해 후보를 단일화하고, 단일 후보가 되지 못한 후보는 선대위원장을 맡고 국정 파트너로 협력하기로 했다. 범여권이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에 이어 이번에도 여론조사 방식에 의한 후보 단일화에 합의한 것이다.

정 후보는 회동에서 "낡고 부패한 구태정치 세력이 극성을 부리는 이때 민주세력이 하나로 힘을 모으는 것은 역사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도 "통합과 단일 후보를 이뤄내 한나라당을 누르고 중도개혁 정권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동에 나선 정 후보와 박 대표는 2003년 당시 각각 '열린우리당을 창당하겠다'와 '민주당 분당에 반대한다'로 갈등했던 핵심 인사다. 당시 정 후보의 창당 작업엔 노무현 대통령이 지지했었다.

노무현 정부를 탄생시킨 민주당이 신.구주류로 분열돼 2003년 열린우리당으로 분당되고 돌고 돌아 대선 37일을 앞두고 민주당으로 돌아간 것이다.

2003년 11월 11일 지역구도 타파를 내세우며 창당한 열린우리당은 이듬해 4월 총선에서 노무현 대통령 탄핵 파동 속 152석을 확보하며 원내 1당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계속된 선거 패배와 지지율 하락으로 위기를 맞다가 올해 들어선 '대통합'을 명분으로 탈당-창당-합당을 거듭했다.

열린우리당의 김한길 의원 그룹은 2월 탈당해 중도개혁통합신당을 창당하며 범여권이 한때 삼분됐다. 이 당은 6월 민주당과 합당했다가 두 달 후 다시 민주당을 탈당했다. 우여곡절 끝에 8월 대통합민주신당이 창당됐고, 열린우리당은 해산됐다. 노 대통령은 끝까지 열린우리당의 해체에 반대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DJ)은 그동안 "국민은 양당 구도를 원한다"며 범여권에 합당을 요구해 왔다. 반면 노 대통령은 "대통합론은 원칙을 외면하는 것"이라고 비판적이었다. 신당의 한 의원은 "결국 모양새로만 보면 DJ의 대선 전략과 노 대통령의 대선 전략 중 DJ의 전략이 이긴 셈"이라고 말했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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