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리함이냐 기능이냐 "멀티 에센스&크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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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킨·로션·아이크림·에센스·크림·선블록…. 화장을 고치노라면 가뜩이나 바쁜 아침시간이 더 바삐 돌아간다. 때론 부부싸움·연인간 말다툼의 빌미가 되는 화장시간. 복합 기능의 멀티 화장품들이 출시돼 저마다 ‘해결사’를 자처하고 있다. 크림을 바를 필요 없이 리치해진 에센스, 가벼워진 질감의 크림. 내 얼굴을 믿고 맡겨도 괜찮을까. 화장대의 새로운 세력 ‘멀티 에센스 & 크림’에 대해 스타일U가 점검해보았다.

크림과 에센스, 무엇이 다를까
크림과 에센스의 기능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크림은 유동성이 거의 없는 걸쭉한 타입을 뜻한다. 화장품에서는 주로 유분이 많고 점성이 큰 텍스처를 일컫는다. 점성이 작은 타입보다 피부 흡수율이 낮아 영양공급 기능보다는 수분 증발을 막는 피부 코팅막으로서의 역할이 더 크다.
에센스는 바쁜 일상 속에 여성들이 흡수가 잘되면서도 좀 더 가벼운 질감의 타입을 원함에 따라 개발된 것이다. 또한 보습과 링클 미백 등 피부 고민에 따라 좀 더 집중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능성 에센스가 런칭돼 사랑받고 있다.

단계별로 사용해야 효과 최고
최근 피부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20대 초반부터 고기능성 제품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 여성은 지성이나 복합성 피부가 대부분이어서 끈적거리는 크림 타입보다는 가벼우면서도 기능적인 화장품을 찾게 된다. 또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투인원(two-in-one)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 이로 인해 ‘크림 기능의 에센스’, ‘에센스 타입의 크림’이라는 새로운 질감의 제품군이 생겨났다.

하지만 이 같은 멀티 제품에 너무 의존할 경우 생각 만큼 효과가 나타나지 않거나 피부 트러블이 생길 수 있다.
스타일U는 독자 테스터 4명에게 수분 크림과 수분 에센스 중 하나를 ‘스킨-로션’ 다음 단계에 바르도록 하고 일주일 후 피부 상태를 살펴보았다.

즉각적으로 피부가 촉촉해지고 윤기나는 것은 에센스였다. 순간 피부 흡수율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주일 째엔 크림을 꾸준히 사용한 얼굴이 한층 촉촉하고 윤기가 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에센스는 수분 공급, 크림은 수분 손실을 막는 역할을 한다는 얘기다. 장기적인 피부 보습을 위해선 수분 공급보다 피부 속 수분을 유지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임을 알 수 있었다.

피부층은 2.0~2.2mm정도로 매우 얇기 때문에 외부 환경에 의해 쉽게 수분이 증발된다. 따라서 아무리 에센스를 발라도 크림을 사용하지 않으면 소용없다. 또 공기 오염이나 자외선, 차가운 바람 등 외부 유해 환경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할 수 없다. 또한 피부 세포가 재생하는 밤 10시부터 새벽 2시 사이에 집중 케어를 해주어야 하는데, 에센스만 바르고 잠들 경우 효능이 제대로 발휘되기 힘들다.

젤 타입 크림은 이전 제품과 그 기능이 100% 동일하다고 볼 수 없다. 기능보다는 편의성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안티에이징 크림 같은 고가 제품의 점성이 큰 것은 고농축화 과정에서 수분 함유량을 줄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질적인 피부관리 효과를 생각한다면 가벼운 질감의 크림으로 스킨 케어 단계가 끝났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프리미엄 하현정 기자 happyha@joongang.co.kr
사진= 프리미엄 황정옥 기자 ok76@joongang.co.kr
도움말= 송민주(SK-II 교육팀)·김미정(시슬리 교육팀)·정현미(아모레퍼시픽 미용교육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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