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교류 다시 물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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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영 전남지사(표지석 오른쪽 첫번째) 등 전남도민남북교류회 관계자들이 지난 달 27일 평양 발효 콩 공장을 방문, 북측 관계자들과 함께 공장 준공식을 가졌다. [전남도 제공]

제주도민들이 북한 민족화해협의회 초청으로 4년 만에 다시 북한을 간다.

방문단은 약 70명으로 구성되며, 11~14일 북한을 방문한다.

제주도민들의 방북은 2002년 5월(253명)과 11월(257명), 2003년 8월(256명)에 이어 4번째다.

그 동안 국적 항공사인 대한항공·아시아나 항공기를 이용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지역 항공사인 제주항공을 이용, 제주~평양 순안 직항편으로 북한에 간다.

북한 측은 제주도민들이 1998년 이후 해마다 감귤·당근을 보내고 수해 구호물자를 지원한 데 대한 감사의 뜻으로 도민들을 초청했다. 앞으로 교류사업을 확대하겠다는 뜻도 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는 대북지원사업에 참여한 기관·단체를 중심으로 방문단을 짜고 있다. 세부 일정은 제주도·제주도민운동본부·북측 관계자가 북한 개성에서 만나 협의할 계획이다.

제주도에서는 98년부터 지난해까지 남북협력기금·성금·예산 등 모두 175억8300만원을 들여 감귤 3만6488t과 당근 1만7100t을 북한에 보냈다. 최근에는 감귤주스 6만480병을 수해를 당한 북한 동포들에게 전달했다.

그러나 도민 방북을 빼곤, 그 동안 합의된 교류마저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2003년 8월 방북 때 한라산연구소와 북한 천지연구소가 한라산·백두산 공동탐사를 약속했지만 실현되지 않았다. 2003년 10월엔 북측 예술단 190여명이 와 제주에서 민족평화통일축전을 열었지만 개런티 시비로 행사가 중단됐다.

김태환 제주지사는 “이번 북한 방문은 중단된 방북사업이 다시 이어지고, 교류협력 확대에 대한 협의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전남·전북도 대북 지원=박준영 지사를 비롯한 전남 기관단체장과 도민들은 지난 달 26~29일 북한을 다녀왔으며, 평양 발효 콩 공장 준공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이 공장은 전남도민남북교류협의회가 도비 2억원과 시·군 출연금, 성금 등 모두 8억8000만원을 지원해 건설됐다. 하루 1만6000명 분의 청국장 분말 등 콩 발효식품을 생산, 평안남도 어린이들의 영양식 등으로 공급한다.

전남도민남북교류협의회는 평양시 낙랑구역에 있는 시설원예 채소단지에 2005년부t터 올해까지 도비 1억원 등 총 9억2300만원을 보내, 온실과 저온창고를 짓게 했다. 이곳에서는 오이·토마토·피망·배추 등을 재배하고 있다.

또 한명규 정무부지사 등 전북 대표단 100여명은 지난 달 23~25일 북한을 방문, 양돈장 등을 돌아봤다. 24일 남포특급시 대대리에서 준공식을 가진 ‘남포-전북 우리민족돼지공장’은 부지 2만1180㎡에 1000여마리를 사육할 수 있는 규모다. 전북도와 도내 시·군들로부터 11억원을 지원받아 건설됐다. 돼지 사료 220t과 함께 종돈 267마리도 보내 줬다.

이에 앞서 2004~2006년에는 총 22억1000여만원을 들여 황해남도 신천군 협동농장에 농기계 등을 지원했다. 전북도는 대북 교류를 현 양돈 중심에서 축산·과수분야 등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해석·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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