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폐막 UPU총회-정보통신분야 최대 외교무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지난달 22일 한국종합전시장에서 개막,14일 24일간의 일정을 마감한 만국우편연합(UPU)총회는 국내에서 열린 최대.최장국제기구회의답게 많은 기록을 남기면서 화제를 뿌렸다.
참가 국가 수만도 총 1백87개 회원국중 1백73개국에 1천4백여명이 참가했다.
우편 업무관련 총회라고는 하지만 대부분의 국가 대표들이 우리나라의 체신부처럼 우편과 정보통신정책을 총괄해서 다루기 때문에전세계 우편.정보통신분야의 정부 대표들이 우리나라에 한달가까이체류한 셈이다.
각국 대표중에는 장관급 이상 인사만 34명,차관급도 27명에이르러 사상 최대의 정보통신 외교무대가 이 기간동안 펼쳐졌다.
이 때문에 윤동윤(尹東潤)체신부장관.경상현(景商鉉)체신부차관은 하루에 5~6명의 외국 장.차관등을 시간대별로 면담,양국 통신분야 협력등을 다지는 마라톤외교를 하기도 했다.
윤장관.경차관은 각국에서 온 정보통신분야의 고위관료를 모두 개별 접견,단기간 최대 체신 장.차관급 회담을 가진 셈이다.
체신장관급 회담의 경우 보통 연간 많아야 10건 이내 정도다. 동시통역 규모도 메머드급이었다.
한국외국어대 동시통역대학원 부설 통역번역센터의 최고 수준의 전문 통역원만 61명이 동원됐다.
통역언어도 한국어.프랑스어.영어.아랍어.러시아어.스페인어.독일어.일본어.포르투갈어.중국어등 10개 국어.보통 국내에서 열린 국제 회의가 공통언어 이외에 많아야 2~3개 언어를 동시통역해준 전례에 비춰볼 때 파격적이다.
1백73개국 사람들이 모여있어도 회의장에만 들어서면 통하지 않는 언어가 없는 것이다.
이번 총회는 또 만국우편연합 총회사상 가장 짧은 회기로 기록됐다. 지난 69년 이전까지는 대부분 60일 내외의 회기를 가졌고 85년 독일 함부르크총회 40일,89년 워싱턴총회 32일등으로 선진국에서도 한달이상을 끌었으나 이번 총회에서는 24일만에 마무리지은 것.
이 총회의 회기가 긴 것은 안건이 보통 1천여건이 되는데다 모두 투표를 거쳐 처리하기 때문이다.
서울 총회에서 회기를 짧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전자투표장치 덕분이다.
수작업 투표로 할 경우 안건마다 투.개표 시간만 보통 1시간이상 걸리는데 삼익전자가 개발한 전자투개표장치는 이 과정을 단몇분으로 줄였다.
더구나 이 장치는 회의진행에 필요한 회원국 참가현황등 각종 현황도 가로 15m,세로 2.5m에 이르는 초대형 전광판에 표시해줘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었다.
특히 이번 총회가 국내 사상 최대.최장기간이어서 회의장소 인근 서울삼성동 인터콘티넨탈호텔등 서울시내 유명호텔들은 때아닌 호황을 누렸다.
한번에 1천4백여명이 참석하는 매머드급 연회도 열렸다.1천4백명규모의 연회를 여는데 드는 비용은 1억여원.인터콘티넨탈호텔은 이같은 초대규모 연회만도 7회,워커힐.힐튼.호텔신라는 각 1회,롯데월드는 2회를 유치했다.
〈朴邦柱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