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민자당 대표 당우위론 목청 위상찾기 신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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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金鍾泌 民自黨대표는 10일 국회 대표실에 들른 李榮德총리에게『앞으로 1백일간 (정기국회 회기)우리黨은 해야할 일을 의연하게 처리할테니 행정부도 소신있게 해달라』고 주문했다.야당공세에당당하게 대처하라는 것이다.
金대표의 진중한 언행에 비춰 공개적으로 李총리에게 「소신」을강조한 것은 뜻밖이라는 느낌을 줄만하다.
이미 9일 저녁 고위 당정회의에서도 JP의 달라진 모습이 보였다. 李총리와 丁渽錫.李洪九부총리,당3역등이 참석한 자리에서JP는 『선거는 정당이 치르며 정권에 대한 최종책임은 정당이 진다』고 「黨우위론」을 선언하듯 거론한 바 있다.JP의 이같은자세는 6일(창원 당원교육) 『당은 행정부를 밀어주 어야 하며(정책의)落穗가 있을 때만 주워 보완해야 한다』고 「당의 보조역할론」을 언급한 것과 대비된다.
그는 蔚山市의 직할시 승격계획에 반발하는 현지 당원들에게 『여당이란 야당과 달라 할말 덜 하면서 조용히 할일을 다하는 것』이라고 달랬다.
그러나 사흘뒤 당정회의에서는 『당정간에 해결할수 있고 해결해야할 문제를 해결치 못해 黨이 누를 입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행정구역개편을 둘러싼 정부의 독주를 비판했다.
이처럼 지난 1주일간 JP는 당의 보조역할론에서 우위론으로 옮겨지는 변화를 보였다.
『당대표로서 역할과 위상을 되찾겠다는 적극적인 움직임이 JP의 언행에서 읽어진다』고 익명을 부탁한 한 당직자가 지적했다.
이런 이례적이라고 할만한 JP의 의욕은 청와대가 뒷받침하고 있다. 金泳三대통령은 8일 저녁 50명의 당직자들을 부른 청와대 모임에서 『우리당은 金대표를 중심으로 단합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의 JP 중심론」은 당정간의 갈등을 수습할때나 따돌림당한JP를 치켜세워줄 때 나오는 金대통령의 의례적인 말로 치부돼 왔다. 그렇지만 이번 만큼은 단순한 「정치적 修辭」로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民自黨 당직자들은 대체로 JP의 적극적인 언행을 金대통령과 사전 조율을 거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JP중심론」은 올 연말까지는 무게가 실릴것이다.동시에 JP로서도 여권내 리더십의 새로운 시험대에 선셈』이라고 했다.
그의 이런 의욕이 행정부에 밀린 당의 위상회복과 당내 역학구도의 실질적인 변화로 반영될지는 미지수다.
당장 행정구역개편논쟁의 초점인 울산시의 직할시 승격에 대해 JP는 백지화쪽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렇게 될 경우 이를 제기한 민주계 실세인 崔炯佑내무장관은 스타일을 크게 구긴다.때문에 당정간의 최종 조율이 쉽지 않다.
방일중인 崔장관은 11일 오후 귀국한다.
〈朴普均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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