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판 羊頭狗肉…개고기를 양으로 속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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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머리를 걸어놓고 개고기를 파는, 양두구육(羊頭狗肉)이 실제로 벌어졌다. 이집트 일간 알아크바르는 4일 29세의 푸줏간 주인(29)과 그의 친구가 '인간이 먹기에 부적절한'개고기를 양고기로 속여 팔다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이슬람교에서는 이나 발톱이 날카로운 육식동물을 잡아먹는 것을 금해 무슬림(이슬람교도)들은 양.소.염소.낙타 등 발굽을 가진 초식동물을 주로 먹는다. 특히 개는 돼지와 함께 더러운 동물로 간주해 절대 먹지 못한다. 이슬람 성전인 코란은 "이들을 만진 다음에는 반드시 깨끗이 씻으라"고 규정할 정도다.

체포된 청년들은 카이로 거리와 주변 사막에서 어슬렁거리는 들개를 총으로 잡아 지난달 30일 카이로 최대의 7일장인 서부의 하맘 시장에서 양고기로 속여 팔았다는 것이다. 희생제 기간에는 평소 1kg에 미화 6달러 정도인 양고기 값이 10달러선까지 오른다. 체포된 청년들은 개고기를 양고기로 속여 1kg에 4달러 정도를 받고 팔았다. 시중가격보다 싼 이 고기는 순식간에 팔려나갔다.

사람들의 눈을 속였지만 입까지 속일 수는 없었다. 고기가 평소보다 질기고 맛도 이상해 의아하게 생각하던 구매자들은 이 청년들이 개를 잡으러 다녔다는 이야기를 듣고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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