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연대 공천반대 명단' 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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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시민연대가 발표한 낙천.낙선 대상자를 놓고 각 정당과 네티즌들의 반응이 뜨겁다. 우선 열린우리당은 시민연대의 요구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이고 한나라당과 민주당, 자민련등 야권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네티즌들도 엇갈린다. 이번 대상자 선정이 작위적이고 정치적이라는 반응이 있는가 하면 당연히 선정돼야 할 사람이 선정됐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열린우리당은 가장 빨리 반응을 보였다. 우리당은 총선시민연대 발표직후 "낙선 대상자에 포함된 예비후보자를 공천에서 배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우리당은 5일 중 공직후보자 자격심사위원회를 열어 시민단체가 지목한 낙천.낙선 대상자를 공천과정에서 걸러내는 작업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자격심사위에 참여하고 있는 우리당의 한 고위관계자는 "사실 본격적인 공천 심사를 미룬 것도 낙천.낙선운동 때문이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2000년 낙천.낙선 명단에 포함됐고 현재 구속수감 중인 정대철 의원과 불법대선자금에 연루된 당내 일부 의원들은 공천심사 과정에서 탈락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우리당은 당초 당소속 현역 의원이 시민단체 낙천.낙선 대상자에 포함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리연루 혐의를 받고 있는 천용택.송영진.송석찬 의원 등이 이미 불출마 또는 탈당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우리당의 한 관계자는 "지난 대선 당시 노무현 선대위 총무본부장을 역임했던 이상수 의원과 최근 불법대선자금 전달 혐의로 구속된 이재정 전 의원에 대해서는 이견이 제기될 수 있는 만큼 낙천.낙선 대상자에 포함되더라도 시간을 두고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논의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 특히 이재정 전 의원이 논란이 많을 것 같다"면서 "우리는 본인의 의사를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역의원 32명이 낙선대상자에 포함된 한나라당은 분개하는 분위기다. 박진 대변인은 "총선연대의 낙선대상자 발표는 현행 선거법을 위반한 명백한 위법행위"라며 "당은 총선연대를 선관위에 검토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미 선관위가 특정후보에 대한 낙선운동은 불법이라고 결정을 한 상태인데도 시민연대가 다분히 자의적으로 낙선대상자를선정해 발표했다"며 "정치인에 대한 최종 판단은 오로지 유권자만이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도 강한 어조로 총선연대를 비난했다. 당 관계자는 "이번 선정결과를 보면 노무현 정권에 반대하는 정치인만 고른 것이며 이는 형평성을 잃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진정으로 낙선돼야 할 인사는 기존의 당을 떠나 열린우리당으로 떠난 우리당 의원 모두가 그 대상자"라며 "따라서 이번 총선연대의 대상자 선정은 다분히 정치적이고 자의적"이라고 폄하했다.

자민련은 "불법행위를 일삼고 있는 총선시민연대등 시민단체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네티즌들도 찬반 양론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상당수의 네티즌들은 "대상자와 선정 기준에 공감하기 어렵다"고 총선연대를 비난했다. 이들은 명단에 추가로 포함됐어야 할 사람들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회의원감이 아닌 인물들이 제대로 포함됐다"며 동조한 네티즌들도 많았다.

아이디가 'samin75'인 네티즌은 "왜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낙천 대상자 명단에 거의 없을까. 결국 총선연대는 국민과 지역구민의 정서와는 관계없이 정부와 여당의 홍위병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닌가"라고 말했다. 'trigood'도 "몇몇 의원은 탈당해서 다른 당으로 옮긴게 낙선 대상자로 선정한 이유다"며 "그렇다면 열린우리당 소속 의원은 거의 전원이 다른 당을 탈당했거나 다른 당에서 나왔는데 그들이 선정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되물었다. 'mywaylogos'는 "총선 시민연대가 인민재판식으로 여론몰이를 하면서 월권행위를 하는 것은 아니냐"며 "시민단체로서의 순수성을 잃고 새로운 권력을 창출하는 괴현상이 벌어지지 않을까 우려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teil0202'는 한나라당에서 가장 많은 대상자가 포함된 것에 대해 "차떼기 정당답게 범죄자들의 소굴임이 다시한번 입증됐다"고 말했다. 'kkh651115'는 "민주당의 대상자 비율이 한나라당보다 높은게 이해되지 않는다. 한나라당이 상대적으로 깨끗하단 말인가"라며 "민주당을 고사시키고 총선을 '한나라당 대 열린우리당'의 양강 구도로 만들려고 하는 우리당의 의도에 딱 맞아 떨어지는 명단 발표를 한 것은 아닌가"라고 말했다.

'me222'는 "국회의원 출마를 위해 지방자치단체장을 사퇴한 이들과 대통령의 출마권유로 장관직 등을 사퇴한 사람들도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디지털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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