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많은 자동차보험-자율화뒤 과당경쟁 서비스 저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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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자신이 가입하고 있는 자동차보험이 최근 만기가 된 金모씨는 보험료가 1년 전보다 무려 20여만원이 오른 약 70만여원 짜리 청구서를 받고 당황했다.
보험사에 이유를 물었더니「1년전에 큰 사고를 냈기 때문」이란응답이었다.자세한 보험료 산정기준을 알려달라고 했으나「영업상 비밀」이란 이유로 거절당했다.
최근 보험요율 자율화가 진전되면서 각 보험사들은 저마다의 기준에 따라 요율과 가입기준을 달리 정하고 있으나 삼성화재등 극소수의 보험사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보험사가 이를 가입자들에게 공개하지 않아 가입자들의 선택권을 박탈하고 있다는 불만이 일고있다. 보험사마다 보험인수를 거절하거나 최고할증률을 매기는「불량운전자」기준도 달라 예컨대 K사는 손해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충청도 지역 운전자는 대부분「불량」으로 치고 있다.K사에 보험을 드는 충청도 지역 운전자는 사고를 내지 않았어도 일단 상대적으로 무거운 보험요율을 적용받는다는 이야기다.
이같은 보험사별 기준 차이에 따라 회사원 李모씨(32)는 최근 H사에서 보험가입을 거절당한 뒤 S사에 가입하기도 했다.
李能宰 보험감독원 보험상담실장은『지난 4월 제1차 보험료자유화이후 보험료문제로 들어오는 항의성 상담은 대부분 보험사들이 인상 기준을 제대로 밝히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험료자율화 이후 보험사가 고객에 따라 자율적으로 기본보험료의 10%이내에서 할인.할증할 수 있는 범위요율이 생겼고,앞으로는 보험사가 과거 3년내 사고를 한번이라도 낸 운전자에대해서는 개별적으로 최고 50%까지 더 할증할수 있게 돼 보험사들의 재량권이 훨씬 커질 전망이다.
따라서 보험사들은 가입자들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보험사를 선택할 수 있도록 보험료 요율수준과 가입조건등을 사전에 공개해야 하지만 대부분의 보험사들은「영업전략」을 이유로 일방 통보에 그치고 있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업계에서도 이같은 문제를 인정,某 자동차보험사 張모 과장은『자동차 보험요율이 자율화되면서 고객들은 자신의 보험료가 왜 오르는지 제대로 알지못한 채 따라가고 있으며 각 보험사의 요율이나 가입 기준을 비교해 보험사를 골라 들 수 있는 기회를 갖지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吳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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