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서 안되면 제재/김 대통령­클린턴 전화회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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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김영삼대통령은 31일 오전 빌 클린턴 미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북한이 영변 5㎹ 원자로의 연료봉 교체작업을 강행함으로써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노력이 중대한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면서 북한 핵문제에 공동대처하기 위한 양국간 긴밀한 협조체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관계기사 3면>
김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35분부터 약 20분동안 노르망디상륙 5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키 위해 유럽순방에 나서는 클린턴 대통령과 가진 통화에서 현재의 북한 핵상황은 매우 위험한 시점에 도달했으며 한미간 긴밀한 협조와 단호한 공동대처가 중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주돈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주 대변인은 『김 대통령과 클린턴 대통령은 현 시점의 중요성에 비춰 여행중에도 필요하면 밤이든 낮이든 시간에 구애되지 않고 장소에 관계없이 언제나 전화를 통해 긴밀히 협조키로 했다』면서 『한미 양국 대통령은 여행중에도 대북제재를 논의할 가능성이 전혀 없지도 않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유엔의 대북성명 직전에 가진 이날 통화에서 클린턴 대통령은 『이번 안보리에서 채택될 의장성명이 북한에 대한 직접적인 제재를 언급하고 있지 않지만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을 위해 북한에 의무준수를 촉구하는 중요한 의미를 지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이에 대해 『그러나 이러한 노력이 실패로 끝날 경우 결국 대북제재로 갈 수 밖에 없지 않느냐』고 강조했다고 주 대변인은 전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한미간 공고한 협조체제를 유지하고 중국·일본·러시아의 지지를 확보하면 대북관계에 있어 어떤 문제도 해결하지 못할 것이 없다』며 『김 대통령은 이번 러시아방문은 러시아의 지지를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시기·내용면에서 모두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 대변인은 대북제재를 논의할 가능성이 전혀 없지도 않다는 의미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북한에 대한 1차 경고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문제해결의 기미가 없으면 경고후 2차 제재로 갈 수 밖에 없으며 그 경우 양국 대통령이 여행중에라도 북한에 대해 제재로 갈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김현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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