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이사벨 아자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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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아자니가 울면 프랑스가 운다.』 다소 과장된 미사여구일지 모르지만 고혹적인 눈매와 순수한 이미지를 지닌 이사벨 아자니(39)가 얼마나 프랑스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가를 말해준다. 「떠나간 연인을 못잊는 비극적 여인」「병적인 광기와 죽음과같은 삶을 살았던 예술인」「깊은 사랑에 빠져 갈등하는 톱모델」등.데뷔작『아델의 이야기』(76년),『카미유 클로델』(89년),『중독된 사랑』(92년)으로 이어지는 대표작 배 역들이 모두사랑에 상처받은 비극적 여인상이었고 아자니는 이를 현실처럼 소화해냈다.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쨌든 공인된 프랑스 최고의 미인 아자니의 처절한 연기는 마치「성녀가 겪는 비극적 사랑」인 것처럼 지난 20여년간 프랑스인들을 울려온 것이다.
80년대 중반에는 부친이 한때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알제리의 이민노동자고 어머니는 독일인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식민지의 딸,프랑스가 가장 싫어하는 경쟁국의 딸이 첫째 가는 우상이라는 건 상당한 아이러니다.
이같은 사실에도 불구하고 프랑스는 그동안 칸영화제 여우주연상(81년).세자르상(84년)을 수여했고,지금은 작품당 2천만프랑(30억원)의 출연료를 지급하며 프랑스영화계의 희망으로 키우고 있다.
올해 칸영화제 출품작『여왕 마르고』(감독 파트리스 쉐로)에 출연,여우주연상은 이탈리아 여배우 비르나 리지에게 양보했지만 프랑스인들은 이에 개의치않고 이 작품을 아자니의 새로운 대표작이라고 주장하며 지금 열광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
〈鄭淵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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