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 딛고 돌아온 레퍼리, 최애영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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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자프로농구연맹(WKBL) 출범 10년 만에 첫 여자 심판위원장이 나왔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여자 농구 은메달 주역인 최애영(49·사진)씨가 주인공이다. 남자들이 대부분인 심판계의 첫 여자 심판위원장이어서 이채롭다.

 최씨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지만 경험을 살려 여성 스포츠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하지만 최씨의 취임은 병마와 싸워 이겨서 얻은 성과여서 더욱 의미가 있다. 2000년부터 WKBL 심판을 시작한 그녀는 지난해 여름리그가 끝난 뒤 급성 림프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처음엔 앞이 막막하더라구요. 이제 죽었구나 생각했는데 가족들이 생각나서 LA 올림픽을 앞두고 태릉선수촌에서 비지땀을 흘리며 자신과 싸우던 그 각오로 암세포와 싸워 보자고 다짐했지요.”

 최씨는 지난해 9월부터 올 8월까지 1년간 머리가 빠지고 구토가 나는 항암치료의 고통을 이겨냈다. 그녀는 선수시절에도 ‘독종’으로 유명했다. 9월 초 병원에서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지금은 재발이 안되게 하는 관리-유지 요법만을 하고 있는 상태다. 아직 항암제를 복용하고 있으며 가발을 쓰고 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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