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방문 길 DJ 손학규·정동영에게 "두 분 먼저 가세요 바쁘신 분들이 …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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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방문하기 위해 출국하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배웅하러 나온 대통합민주신당 손학규(右).정동영 대선 예비후보(左)가 17일 인천공항 귀빈실에서 김 전 대통령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지=손학규 캠프 제공]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17일 부인 이희호 여사와 함께 12박13일 일정으로 미국 방문 길에 올랐다. 클린턴 전 미 대통령과 내셔널프레스클럽(NPC)이 초청했다고 한다.

DJ는 이 기간 중 워싱턴 NPC 연설 등을 통해 2차 남북 정상회담과 한반도 평화 정착에 대한 구상을 밝힐 예정이다. 또 클린턴 전 대통령과 콜린 파월.매들린 올브라이트.헨리 키신저 등 전직 국무장관을 차례로 만날 계획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의 면담 일정도 잡혀 있다. 정치권에선 "DJ가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내 여론주도층 사이에서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DJ가 출발한 인천공항 귀빈실에는 대통합민주신당의 정동영.손학규 후보가 직접 배웅했다. DJ는 두 후보에게 "두 분은 먼저 가세요. 바쁘신 분들이…"라고 말했다. 두 후보는 그러나 DJ가 떠날 때까지 20여 분간 귀빈실에 머물렀다. 다음은 주요 대화 내용.

▶정 후보="오늘 아주 컨디션이 좋아 보이신다."

▶손 후보="한반도 평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하시는 게 국민에게 큰 위안이 된다. 이번 방미가 제2차 남북 정상회담을 밖에서 엄호하시는 의미라고 들었다."

▶DJ="제가 했으면 얼마나 했겠는가. 제가 힘이 없지만 잘돼야죠. 북핵 불능화 조치가 성공하면 남북 관계가 급속도로 안정되고 한반도 평화도 내년부터는 엄청난 속도로 잘될 것이다."

귀빈실엔 이강래.채수찬(정 후보 측)의원, 전병헌.김동철(손 후보 측) 의원과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 김옥두.윤철상.이훈평 전 의원 등 동교동계 인사, 한승헌 전 감사원장,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등 30여 명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해찬 후보는 DJ에게 전화를 걸어 인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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