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조진호-별명은 멍게,붙잡으면 번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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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멍게」 趙眞浩(포철).그에게 팬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여드름이 얼굴을 뒤덮은 「멍게」 조진호가 뒤늦게 태극마크를 달면서 팬들은 월드컵축구 16강진출의 가능성을 엿보았기 때문이다. 조진호가 월드컵대표에 발탁된 것은 지난해 말.
한국이 아시아 지역예선에서 2위로 월드컵본선에 진출,아시아지역 최초로 본선 3회연속진출의 쾌거를 이룩했음에도 대표팀에 쏟아진 국민들의 분노는 걷잡을 수 없었다.
일본에 패한 것은 둘째치고 한국의 트레이드마크인 「투지」를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고개숙인 남자」 金浩감독은 조진호를 선택했다.그리고 고개를들고 미소를 되찾았다.
조진호는 마치 활화산이 폭발하듯 투지가 넘친다.
그의 투지넘친 플레이를 지켜보는 팬들은 저절로 신이 난다.
그야말로 북치고 장구친다.
녹색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비다 어느새 골문 앞에서 시원한 슛을 터뜨린다.
카메룬과의 평가전에서 1차전 극적인 동점골과 2차전 선취골을뽑아냈다.그래서 그의 또 다른 별명이 「번개」다.
조진호는 솔직하다.생각하기 전에 말이 나오고 몸이 움직인다.
다잡은 골을 놓치면 머리를 움켜잡고 발을 구른다.골을 터뜨리면 얼굴을 흔들어대며 환호하는 팬들에게 손을 들어 답례한다.
조진호의 표현대로라면 『말할 수 없는 환희의 순간』이다.
그 맛에 축구를 한다고 한다.그래서 잠실운동장을 가장 좋아한다.7만명이 넘는 관중 앞에 서면 자신도 모르게 다리가 가벼워지기 때문이다.
조진호는 팬들이 많다.
조진호의 말대로라면 얼굴이 귀엽기 때문이다.고수머리와 중학시절 피어오른 여드름 때문이란다.또 한국남자라면 자신을 좋아할 수밖에 없다고 결론 짓는다.
조진호는 탄탄대로를 걸어왔다.대구반야월국 5년때 볼을 차기 시작한뒤 대륜중.대륜고.경희대를 거쳐 포철에 1순위로 지명되기까지 좌절을 모르고 살았다.불안한 것이 있다면 너무 잘 나가다보니 혹시나 하는 마음이 드는 것 뿐이다.
〈辛聖 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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