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인 메스너 '동생조난 책임' 벗어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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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세계적 산악인 라인홀트 메스너(59.이탈리아)가 3년 전 낭가파르바트(8천1백25m)에서 발견된 유골이 동생(귄터 메스너)의 것일 가능성이 크다는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대학 연구진의 발표로 '동생 조난사건'의 책임론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다.

라인홀트는 1970년 귄터(당시 23세)와 함께 낭가파르바트 정상을 밟은 뒤 하산하던 중 동생을 잃었다. 당시 라인홀트는 자신과 같은 루트로 하산하던 귄터가 눈사태 때문에 계곡으로 쓸려갔다고 말했다.

그러나 같은 원정대에서 활동했던 막스-엥겔하르트 폰 킨린은 지난해 출간한 책에서 "라인홀트는 등반 루트(루팔)와 하산 루트(디아미르)를 달리해 낭가파르바트를 등정한 최초의 산악인이 되겠다는 욕심 때문에 동생을 혼자 하산하게 해 결과적으로 죽게 만들었다"며 "체력이 떨어진 귄터는 혼자 루팔 루트로 하산하다 실종됐다"고 주장했다.

검사 대상이 된 유골은 2001년 세명의 산악인이 귄터가 눈사태에 휩쓸렸다고 추정되는 지점에서 수백m 떨어진 낭가파르바트 디아미르 계곡의 한 빙하(4천3백m)에서 발견한 것이다. 유골의 유전자 감식 최종 결과는 약 두 달 뒤에 나올 예정이다.

김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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